정치

“한국 사람인가 물음에 두근거림 없는 나라 만들 것”…이재명 대통령, 말레이시아 동포 격려

권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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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단절의 상처와 국민 자부심을 둘러싼 질문이 다시 화두로 떠올랐다. 말레이시아를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10월 26일 쿠알라룸푸르에서 동포들과 마주하며, “한국 사람인가라는 물음에 두근거림을 느끼지 않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현지 동포간담회에서 강조된 이 대통령의 발언은 재외국민의 정체성과 권리를 둘러싼 고민, 본국의 제도 개선 의지와 맞물려 한국 정치의 구조적 변화를 시사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함께 쓰는 새로운 역사, 진짜 대한민국'이라는 주제로 열린 현지 동포간담회에서 “한국 사람인가라는 질문의 의미가 시기마다 변화한다. 때로는 긍정의 신호지만, 때로는 부정의 의미로도 들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동포들이 본국을 걱정하는 시대가 다시는 오지 않도록 하겠다”며 “대한민국 국민 한 명 한 명이 위대한 역량을 가진 존재다. 해외에서도 협력과 상호의지로 난국을 헤쳐가자”고 당부했다.

또한 이재명 대통령은 “여러분은 대한민국의 얼굴이다. 자랑스럽다”며 “국민으로서 모든 권한을 행사하는 데 불편하지 않도록 본국의 제도를 확실히 개선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간 지속적으로 언급해왔던 재외국민 투표권의 실질적 보장에 대한 의지도 재차 확인했다.

 

이날 동포간담회에는 동포단체 대표와 경제인, 한글학교 관계자, 문화예술인, 국제기구 종사자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현장 분위기와 발언 취지를 상세히 전하며 “말레이시아에 거주하는 국민들의 자부심이 고조됐다”고 전했다. 김종화 한인회장은 “양국이 굳건한 경제 협력과 우호 증진의 가교가 되겠다”고 밝혔고, 현지 과학대의 홍성아 박사 역시 “한류가 양국을 잇는 실”이라고 말했다.

 

문화행사도 이어졌다. 한복 차림의 김혜경 여사는 화동으로부터 꽃다발을 받았고, KSMY 청소년 오케스트라가 아리랑을 연주했다. 가수 겸 배우 장한별 씨는 현지 경연에서 우승한 인연으로 ‘케이팝데몬헌터스’의 삽입곡인 ‘골든’을 선보이는 등, 현장에는 다채로운 한국 문화가 어우러졌다.

 

정상 일정 조정 배경에 대해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실무 만찬보다 동포들과의 만남을 우선했다. 오늘 아니면 만날 수 없기에 일정을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 “세계인이 한국을 닮고 싶어하고 후대들이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진정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며, “우리 국민의 민주주의 역량에 경의를 보낸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은 재외국민 권리 강화 등 대통령의 해외 행보에 주목하며, 향후 국회와 정부 모두 재외국민 투표제도 등 관련 정책 개선 논의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권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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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대통령#재외국민투표#말레이시아동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