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솜방망이 징계 논란”…광주FC, 재정 위반 반복→프로연맹 제재 실효성 논란

한숨과 농담이 교차하는 서울 축구회관의 기자실엔 묘한 긴장감이 맴돌았다. 논쟁과 해명이 반복된 자리에서, 프로축구 리그를 움직인 힘은 당혹스러움이었다. 광주FC의 선택은 규정의 테두리 너머에서 성적을 위해 모든 것을 걸겠다는 고집으로 다가왔다.

12일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K리그1 징계 결정 현장. 프로축구연맹은 광주FC가 -41억원에 달하는 자본잠식 상태임을 공식 발표했다. 지난해에 이어 재정 건전성 기준을 위반한 광주FC는 선수단 매각, 비용 절감 등 실질적 자구노력 없이 현 전력 유지를 선택했다. 여름 이적 시장을 앞두고 아사니, 헤이스 등 주요 선수를 통해 상당 규모의 현금 유입이 가능하다는 분석에도, 구단의 시선은 재정 안정보다 1부리그 잔류와 순위 경쟁이었다.

프로축구연맹이 내린 결론은 천만원의 제재금과 1년 영입 금지였지만, 영입 금지 징계는 2027년까지 집행이 유예됐다. 이에 서울, 대구 등 타 구단들은 즉각 반발했으며, 규정 준수보다 예외와 유예가 더 강력한 메시지란 지적까지 나왔다. 구단 관계자들은 “규정만 제대로 지킨 곳이 오히려 손해 보는 상황”이라며 경각심을 드러냈다.

징계 결정 다음 날, 광주FC는 울산 현대 수비수 심상민 임대 영입을 발표했다. 구단 운영비 부담이 이미 극심한 상황에서 심상민의 연봉만 5억5천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효성 논란 속에서도 광주FC는 선수단 규모를 확대하며 논란의 수위를 높였다. 이에 대해 구단 측은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을 앞두고 선수단 및 인건비 증가는 성장 과정의 일부이며, 궁극적으로 수익 증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해명했다.

프로연맹 조연상 사무총장은 “건전화 제도의 목적은 징계가 아니라 정상화를 유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으나 현장에선 제도의 실효성과 공정성에 대한 근본적 회의가 일고 있다. 규제가 무력화될 수 있다는 지적과, 자본잠식 속에서도 승격·잔류 경쟁에 집중하는 구조적 문제가 재조명됐다.

부드럽지만 단호한 항의와 낙담이 뒤섞인 K리그의 시간, 진정한 변화와 신뢰 회복이 이뤄질지는 아직 불투명한 채 남아 있다. 조용히 찾아온 이 침묵이 팬들의 마음에 남긴 파문은 길게 머무를 듯하다. K리그1의 경기와 소식은 연일 축구 팬들의 관심 속에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