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 휴전 90일 연장”…반도체·희토류 협상에 숨통, 글로벌 충격 완화 기대
현지시각 8월 12일, 미국(USA)과 중국(China)이 무역전쟁 휴전 조치를 11월까지 90일 추가 연장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 결정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만료를 앞두고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확정됐으며, 스톡홀름에서 열린 3차 고위급 무역 협상 결과와 맥을 같이 한다. 이번 연장은 반도체, 희토류 등 첨단산업과 농산물 등 주요 품목에 대한 양국 협상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조치는 미국과 중국이 지난 2020년 1단계 무역 합의 이후 줄곧 이어온 관세·수출 규제 문제를 둘러싼 긴장 국면에서 나왔다. 당시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 대규모 구매를 약속했고, 최근 협상에서는 관세 인하를 비롯해 기술·자원 수출 통제 완화가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미국 정부는 대중국 관세를 145%에서 30%로, 중국도 미국에 대한 관세를 125%에서 10%로 대폭 인하하기로 합의했다.

반도체와 희토류 분야도 핵심 현안이다. 2차 협상에서 미국은 엔비디아 ‘H20’ AI칩의 대중국 수출 규제를 일부 완화했으며, 판매액의 일정 비중을 로열티로 받기로 했다. 이에 맞서 중국은 희토류자석 대미 수출 규제를 단계적으로 풀고 있다. 중국 관세당국에 따르면 6월 대미 희토류자석 수출량은 353톤으로, 지난 5월 대비 667% 급증했다. 양국 모두 군사·산업 기초자원에 대한 통제 수위를 낮추는 모습이다.
농산물 협상 역시 교착 상태를 풀 주요 변수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중국의 대두 주문 확대”를 공개 압박하며 향후 무역적자 개선 카드를 시사했다. 미국은 농산물 공급 확대와 더불어, 중국의 러시아 원유 수입에 대해 추가 관세 부과도 검토하고 있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 문제를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반면 중국은 미국산 LNG, 원유, 석탄 수입은 줄이고 있지만, 미국은 더 많은 에너지 수입 확대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과 중국의 이같은 조치는 주변국 및 글로벌 공급망에도 상당한 파장을 미치고 있다. 블룸버그와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행정부의 AI칩 규제 탄력 운용과 중국의 희토류 완화 조치가 “첨단산업 대립의 새로운 돌파구”라고 평가했다. 국제위기그룹, 유라시아그룹 등 싱크탱크들도 “중국이 희토류 등 전략물자로 협상지렛대를 넓혔고, 미국은 전방위 압박전략으로 맞서고 있다”고 밝혔다.
향후 10월 말~11월 초 개최가 유력한 미중 정상회담까지 무역협상 불확실성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투자자와 글로벌 기업들은 관세 정책, 첨단산업 규제, 자원·원자재 흐름 등 미중합의의 실제 이행 여부를 면밀히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이번 휴전 연장이 파국을 막는 최소한의 안전판”이라면서도 “직접 타결까지 여러 고비가 남아있다”고 내다봤다. 이번 조치가 향후 국제 질서와 경제·산업 지형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