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한동훈 잡아오라며 ‘총으로 쏴 죽이겠다’”…곽종근, 내란 재판서 윤석열 정면 지목

신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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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을 둘러싼 내란 재판 증인석에서 갈등의 서막이 다시 드러났다. 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 내란 등 혐의 공판에서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이 지난해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를 겨냥해 “잡아 오라. 총으로 쏴서라도 죽이겠다”고 말했다고 주장하면서 정국이 격랑에 휩싸였다.

 

이날 곽 전 사령관은 2024년 10월 1일 국군의날 행사 후 대통령 관저에서 열린 만찬 자리에서 윤 전 대통령이 군 수뇌부에게 이 같은 발언을 했다고 구체적으로 진술했다. “시국 상황에 관해 ‘비상대권’이라는 말까지 등장했다”며, “한동훈 등 일부 정치인을 호명하면서 ‘당신 앞에 잡아 오라’, ‘총으로 쏴서라도 죽이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은 즉석에서 “군 수뇌부 중 몇 명이 자대로 가야 한다고 해서 만찬장 대신 관저 주거 공간에서 술자리를 가졌다”며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8시 넘어서 오신 분들이 소맥과 폭탄주를 돌리기 시작했다. 술이 많이 돌았던 자리였고, 군인들 생일이라 초대한 자리였다. 몇 명이 앉아서 만찬장 대신 주거 공간의 식당으로 오라 했고, 시국 이야기를 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곽 전 사령관은 “그동안 차마 말하지 못했던 부분을 오늘 처음 밝히는 것”이라며 입을 열었다. 곽 전 사령관은 "이때까지 검찰에도 이런 이야기는 하지 않고 한동훈만 언급했다. 윤 전 대통령이 그 말씀만 안 하셨으면 이런 이야기를 안 했을 것"이라며 심경을 토로했다.

 

곽 전 사령관의 발언 직후 윤 전 대통령은 어색하게 웃으며 추가 대응을 삼갔다. 법조계와 정치권에서는 내란 및 직권남용 등 혐의 범위를 가르는 중대한 증언으로 평가하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내란 사건의 우두머리로 지목된 재판은 이미 여러 차례 쟁점을 빚었다. 이번 증언이 향후 재판의 정상참작 여부, 정치권 내 파장 등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국회는 관련 정국 흐름과 여야의 공방 구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신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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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종근#윤석열#한동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