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조 원 설비 투자로 대변신”…US스틸·일본제철, 합병 시너지에 업계 재편 주목
현지시각 4일, 미국(USA)의 대표 철강기업 ‘US스틸’이 일본(Japan) 최대 철강사 ‘일본제철’에 인수된 뒤 2028년까지 약 16조 원(110억 달러) 규모의 설비 현대화 투자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양사는 노후 제철소의 첨단화와 고부가가치·친환경 철강 생산을 위한 대규모 자금 투입 결정을 내렸으며, 미국 철강시장의 재편과 글로벌 업계 경쟁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다.
이번 대형 투자 실행안은 작년 말 인수 이후 5개월 만에 구체적 로드맵으로 제시됐다. 두 기업은 생산 설비 업그레이드, 연구개발 확대, 그리고 AI 및 데이터센터용 고급 강판 생산 등 미래 산업 대응력을 높이겠다는 목표다. US스틸은 “2028년 아칸소주 신규 제철소에서 데이터센터 변압기용 프리미엄 강판 대량 양산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시장 내 유일 생산업체이던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프스의 독점 구도를 일본제철의 기술로 변화시킨다는 의지다.

미국 연방정부 역시 이번 인수에 맞춰 ‘황금주’를 확보, 이사회 선임 및 핵심 경영 사안에 목소리를 내는 구조를 마련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미일 간 자본·기술 협력의 새로운 모델이 현실화했다”고 평가한다. 일본제철에서 파견된 50여 명 전문가들이 생산현장 혁신 200여 건의 실행안을 도출했으며, 이번 투자로 25억 달러의 비용을 절감하고 추가로 5억 달러 이상 운영 효율화를 도모할 예정이다.
이번 합병으로 US스틸과 일본제철은 단숨에 세계 4위 철강기업으로 부상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AI 투자 증가에 따라 데이터센터용 철강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 조짐”이라며 “일본제철의 기술이 미국 내 시장 판도를 흔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AP통신 및 산업전문매체 역시 신설 투자와 첨단강판 생산확대가 미국 내 일자리 확보 효과, 글로벌 공급망 안정 등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놨다.
그러나 일본제철 측은 미국 시장의 불확실성을 우려해 2025회계연도 손실 전망을 당초 400억 엔(약 3,760억 원)에서 600억 엔(약 5,650억 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US스틸의 재무상태 재점검이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다. 일각에선 데이터센터, AI 수요로 인한 신성장동력에 기대를 걸면서도 미국 내 경기 변동, 정부 규제 등 위험 요인도 상존한다고 경계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미일 철강 합병과 대규모 투자가 글로벌 친환경 철강, 첨단소재 시장의 판도 변화를 예고한다고 본다. 앞으로도 공급망 재편과 기술 융합을 둘러싼 주요국 경쟁이 철강산업의 구조적 변화를 이끌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