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번째 장타 폭발”…김혜성, 다저스전 기습 출루→13-7 완승 견인
밤하늘을 가르는 2루타 하나, 그리고 전광판에 떠오른 선두 출루 기록이 쏘아올린 변화의 신호는 다저스타디움의 분위기를 달궜다. 김혜성의 타격 하나가 작은 물결을 일으키며, 결국 다저스의 대역전극의 서막이 됐다. 이른 시간 기세를 내준 이후, 그라운드는 이변을 예감케 하는 긴장감으로 가득했다.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 워싱턴 내셔널스가 맞붙은 2025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경기에서, 다저스는 초반 0-3으로 끌려가며 워싱턴 선발 마이클 소로카의 단단한 투구에 잠시 막혔다. 김혜성 또한 3회말 삼진으로 물러나 아쉬움을 남겼지만, 팬들은 그의 리듬을 믿고 응원을 이어갔다.

5회말, 운명은 김혜성의 배트에서 다시 움직였다. 2사 주자 없는 상황, 시속 151.6㎞ 바깥쪽 직구를 노려쳐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로 나섰다. 이번 장타는 김혜성에게 시즌 5번째 2루타, 통산 8번째 장타로 기록됐다. 팀이 바로 득점하는 데는 실패했지만, 그가 남긴 출루와 박수는 분명 이 흐름의 전환점이었다.
균형이 깨진 장면은 7회에 찾아왔다. 김혜성은 워싱턴 불펜 라이언 루토스를 상대로 2루 땅볼을 치고 전력 질주해 1루에 살아남았다. 기록상 2루수의 실책이었으나 김혜성의 집념이 만든 집요한 출루였다. 곧이어 콘포토가 좌전 안타, 러싱이 볼넷을 얻어 무사 만루가 됐고, 이어 오타니 쇼헤이는 우익선 싹쓸이 3루타를 터뜨렸다. 직후 맥스 먼시가 3점 홈런을 터뜨리며 경기 흐름은 완전히 다저스로 기울었다.
오타니 쇼헤이는 이날 타석에서 2안타(3루타·홈런), 5타점 3득점을 기록하며 공수에서 모두 두각을 드러냈다. 마운드에서도 선발 1이닝 무실점을 기록해 승리의 구심점이 됐다. 김혜성은 4타수 1안타 1득점으로 대량 득점의 기폭제가 됐다.
경기 종료 후 오타니 쇼헤이는 “팀 전체가 하나로 뭉쳤던 경기였다.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관중석에선 김혜성의 장타와 질주가 나올 때마다 큰 함성이 터져 나와, 선수들의 투혼에 뜨거운 박수가 쏟아졌다.
다저스는 13-7로 워싱턴을 누르고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선두 자리를 더욱 굳혔다. 김혜성의 시즌 타율은 0.372로 소폭 하락했으나, 경기 내내 팀 공격의 중심축이 돼 존재감을 입증했다.
흐르는 시간 속에서 새로운 영웅의 기록이 더해지고 있다. 다저스타디움에 울린 박수는 단순한 승리의 소리가 아니라, 서로가 서로를 북돋우었던 한밤의 찬란한 순간이었다. 다저스의 다음 시리즈는 또 다른 이야기를 기다리고 있다. 김혜성과 오타니 쇼헤이의 맹활약은 그 여운을 남긴 채, 새로운 하루를 준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