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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질증후군 치료제 급여화”…리브말리액, 고가 약값과 희귀질환 정책→현실적 과제

윤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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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질증후군이라는 희귀 유전성 간질환의 치유를 둘러싼 논의가 다시 한 번 수면 위로 떠올랐다. 2023년 첫 허가를 받은 치료제 ‘리브말리액’을 둘러싼 급여화 청원이 국회에 접수되면서, 치료 접근성을 현실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조심스럽게 목도되고 있다. 이 희소 질환의 치료비가 연간 수억 원에 달함에도 불구하고, 환아 가족들은 건강보험의 울타리 밖에서 오늘도 깊은 고통의 시간을 견디고 있다.

 

알라질증후군은 담도 발달의 구조적 결함이 필연적으로 이어져 담즙 정체, 만성 황달, 전신 가려움, 성장지연 등 다기관 피해를 야기하는 난치성 질환이다. 2023년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에 뒤이어 ‘리브말리액’을 국내 첫 치료제로 허가했다. 이 신약은 담즙산의 장내 재흡수를 차단함으로써 간 내 담즙산 축적을 감소시키고, 가려움과 황달 증상의 완화라는 임상적 이점을 가져온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현행 체계상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실제 환자들이 떠안아야 하는 치료비는 연간 5억 원(체중 17kg 기준) 이상으로 추산된다. 리브말리액 한 병의 가격이 약 200만 원에 달하는 현실은 희귀질환 치료제의 상용화와 복지 체계의 간극을 극적으로 드러낸다. 미국과 일부 선진국들은 희귀·난치질환 치료제에 대해 정부 주도 급여 확대 정책을 적극 도입해 환자의 책임 부담 완화를 도모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알라질증후군 치료제 급여화…리브말리액, 고가 약값과 희귀질환 정책→현실적 과제
알라질증후군 치료제 급여화…리브말리액, 고가 약값과 희귀질환 정책→현실적 과제

환아 가족들이 제출한 국민동의청원은 건강보험 미적용 현실에서 비롯된 생명 윤리적 질문을 던진다. '아이의 가려움은 잠 못 이루는 밤이 되고, 계속되는 피부 손상과 황달은 가족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흔을 남긴다'는 호소는 냉정한 데이터와 질병 통계를 넘어 사회적 책임의 경종을 울린다. 국내 주요 소아 간질환 전문의 역시 신약 우선 적용, 연령 적합성 임상시험 확대, 장기적으로는 조기 간이식 대안 모색 등 입체적 해결책 수립의 긴요함을 언급해 왔다. 국민청원은 서명 개시 열흘 만에 1800여 명 동의를 얻었으며, 30일 내 5만 명 이상의 동의가 모이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공식 심의 단계로 진입한다. 전문가들은 이번 청원이 초고가 희귀질환 치료제 진입장벽을 실질적으로 낮출 단초가 될지, 향후 정책 결정 과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데이터와 생명윤리, 그리고 사회적 연대의 접점에서 알라질증후군 치료의 지평이 넓혀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윤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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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질증후군#리브말리액#국민건강보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