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소원, 첫 투표장의 떨림”…손끝에서 시작한 선택→청춘의 소명이 남긴 눈물
여린 미소 뒤로 스민 설렘은 곧 깊은 책임의 그림자로 바뀌었다. 배우 갈소원이 SBS 대선 특별기획 다큐멘터리 ‘손끝에서 시작한.’을 통해 생애 첫 투표를 앞에 두고, 이제는 한 명의 유권자가 돼 직접 새로운 미래의 문을 두드린다. 영화를 통해 청춘의 눈물과 웃음, 그 모든 무게를 담아냈던 갈소원은 이번만큼은 자신의 손끝에서 민주주의의 의미를 찾고자 한다.
‘손끝에서 시작한.’은 갈소원이 소박하게 준비하는 첫 투표, 그리고 떨리는 마음을 촘촘하게 따라간다. 누구에게나 당연하게 보이지만 실상은 숱한 시간과 치열한 노력의 키로 열린 투표권의 역사. 방송은 18세 이상 모두가 한 표를 가질 수 있기까지 우리 사회가 감내한 긴 시간과 무수한 이들의 희생을 소환한다. 평등과 비밀, 직접이라는 민주주의 최고의 원칙이 어떻게 오늘에 다다랐는지 세밀하게 쫓는다.

갈소원은 투표소 앞에서의 두려움과 설렘, 초등학교 학급 선거 때 마주했던 작은 한 표의 무게를 자신의 언어로 찬찬히 고백한다. 영화 속 ‘예승이’로 기억되던 소녀는, 어느덧 성장해 청년 유권자가 됐다. 그의 목소리에는 시대가 남긴 떨림과 민주주의의 숨결이 그대로 감돈다. 갈소원은 “직접 투표할 수 있어 새삼스럽게 감사하다”고 솔직한 마음을 전했다.
방송은 또다시 1987년 6월의 뜨거운 함성으로 거슬러 오른다. 군사정권 아래 이어지던 간접선거의 암울한 시간, 목숨을 걸고 거리를 지켜낸 시민들이 직접 선거의 역사를 만들어온 순간들이 김영남, 이종창의 기억을 통해 재현된다. 수없이 외쳐진 민주화의 노래와 맞잡은 손의 의미가 다시 한번 헌법의 한 줄 문장으로 남는 현실. 역사적 순간마다 손을 내민 무수한 이들의 용기가 새로운 세대에까지 이어진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헌법 제1조 1항,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는 문장은 독립운동가 조소앙의 단단한 신념 없이 이루어질 수 없었다. 그의 후손 조인래는 오늘, ‘임시헌장’이라는 시간을 걸어 후대에 전하는 민주주의의 정신을 다시 부각시킨다. SBS 다큐는 우리가 너무 쉽게 받아들였던 한 표의 의미, 그 소중함의 역사를 섬세하게 꺼내어물으며, 한 사람 한 사람의 선택이 이 시대를 지탱한다는 사실도 놓치지 않는다.
손끝에 얹힌 한 장의 투표용지는 단순히 종이가 아닌, 민주주의 역사 그 자체로 숱한 청춘과 시민의 땀, 그리고 내일을 준비하는 청년 갈소원의 설렘과 긴장까지 품었다. ‘손끝에서 시작한.’은 시청자에게 한 표의 무게를 새롭게 일깨우며, 우리 모두의 작은 용기가 내일의 세상을 바꾼다는 믿음이 소리 없이 전해진다. 이 다큐멘터리는 5월 24일 토요일 오전 8시, SBS를 통해 다시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