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치료제 출고가 최대 42% 인하”…일라이릴리·노보노디스크, 한국 시장 놓고 가격 경쟁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을 이끄는 일라이릴리와 노보노디스크가 한국 시장 진출을 앞두고 치열한 가격 경쟁에 돌입했다. 양사는 8월 12일, 국내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자사 대표 주력 약물인 ‘마운자로’와 ‘위고비’의 가격을 앞다퉈 인하하며 환자 부담을 대폭 낮추는 움직임을 보였다.
노보노디스크는 위고비의 용량별 공급가를 최대 42% 인하한다고 밝혔으며, 특히 초기 투여용량인 0.25㎎ 공급가는 기존 37만2,000원에서 21만6,000원으로 낮췄다. 이에 따라 비급여 제품 특성상 약국이나 병원별 가격 차이는 있지만, 환자 부담은 월 20만 원대까지 줄어들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1㎎·1.7㎎ 등 주요 용량에 대해서도 약 10% 인하가 적용될 예정이다.

이에 맞서 일라이릴리는 ‘마운자로’ 출고가를 저용량(2.5㎎·4주분) 기준 28만 원으로 책정했다. 이는 기존 위고비 대비 약 25% 저렴한 수준으로, 유지용량(5㎎) 역시 비슷한 가격대에 형성될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고용량(7.5㎎·10㎎)은 50만 원을 넘어서며 위고비 동급 가격보다 40%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들은 “병원과 약국별로 차이가 있지만, 저용량 기준으로는 20만~30만 원대에서 가격이 정착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아시아 시장 교두보로 꼽히는 한국 시장에서 양사의 전략적 경쟁이 본격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라이릴리는 국내 40~50개 유통업체와 대규모 계약을 맺으며 공격적인 영업망 확장에 나섰고, 대형 제약사 출신 영업 인력을 적극 채용해 병·의원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노보노디스크도 마운자로 출시를 앞두고 위고비의 마케팅과 영업 활동을 대폭 확대하며 점유율 방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고가 비급여 치료제의 가격 경쟁이 심해지면서 환자 접근성 개선 효과가 기대된다고 분석한다. 한 보건산업 리서치센터 관계자는 “약가 인하는 국내 외에도 중국·일본 등 아시아 전체 시장 진출에 신호탄이 될 수 있다”며 “시장 확대에 따른 치료 기회 증가와 가격 안정 효과 모두 기대할 만하다”고 밝혔다.
의약업계는 향후 정부의 건강보험 급여 적용 여부, 추가 가격 인하나 임상적 효능 비교 등 정책적 변화에도 주목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올해 하반기 중 건강보험 적용 여부 논의 심화에 따라 시장 경쟁 구도가 달라질 가능성에도 무게를 싣는 분위기다.
과거에 비해 국내 비만 치료제 시장 규모도 빠른 성장세다.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연간 시장 규모는 이미 약 2,000억 원 수준에 도달했으며, 글로벌 대형사의 한국 시장 투자와 경쟁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향후 국내외 건강보험 정책 및 임상 연구 결과에 따라 비만 치료제 시장의 경쟁 구도와 소비자 부담 수준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