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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ZH1·2 이중저해제 신약”…한미약품, 1상서 항암 활성 확인

송다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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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ZH1·2 이중저해 항암 신약이 고형암 치료 분야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한미약품이 개발한 차세대 표적항암제 ‘EZH1·2 이중저해제(HM97662)’는 유럽종양학회(ESMO 2025)에서 임상 1상 성과를 공개하며 산업 내 기술적 진전을 입증했다. 고형암, 특히 기존 치료에 반응하지 않거나 대안이 없는 환자군에서도 안전성 프로파일과 항종양 활성 확보에 성공해 업계에서는 ‘혁신 표적항암제 경쟁’의 전환점으로 평가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6월 17일부터 21일까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종양학회에서 HM97662 임상 1상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EZH1과 EZH2 단백질을 동시에 억제하는 이중저해(dual inhibition) 원리는, 기존 EZH2 단일 저해제 대비 항암 효능과 내성 극복 측면에서 한층 진화된 접근법이다. EZH1·2 단백질은 유전자 발현 조절 ‘스위치’로 작동하면서 암세포의 성장 및 분화를 주도하는 인자다. HM97662는 이 두 인자를 한 번에 겨냥해 폴리콤억제복합체2(PRC2) 기능을 효과적으로 차단, 암세포 성장 억제력을 높이는 것이 특징이다.

실제 임상 1상에서 진행성·전이성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안전성, 내약성 및 약동학(pharmacokinetics) 특성을 평가한 결과, 치료 중단이나 사망에 이를 심각한 이상반응 없이 ‘관리 가능한’ 수준의 안전성을 확보했다. 표준 치료 실패 환자군 중에서도 일부에서는 종양 크기 감소와 지속적 병변 안정(signal of anti-tumor activity)이 확연히 관찰됐다. 예를 들어, SMARCA4 유전자 결손이 있는 자궁육종 환자에서는 300mg 투여 시 종양이 39% 줄어드는 부분관해(partial response) 사례가 보고됐고, 200mg 투여를 받은 난소암 환자에서는 15개월 이상 안정병변과 최대 26% 종양 감소가 유지됐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 ‘이중저해 전략’이 기존 EZH2 단일 저해제 대비 내성 극복과 효능 강화를 뒷받침했다는 점에서 글로벌 학계와 산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 미국·유럽에서도 비슷한 메커니즘의 신약 개발 경쟁이 활발하지만, 한미약품은 독자적인 이중저해 분자 설계와 임상 성과로 차별화된 입지를 쌓고 있다. 실제로 미국 에피자임(Epizyme) 등 글로벌 기업들이 EZH2 저해 표적치료제 개발에 주력 중이나, ‘이중 타깃’ 기반 임상 혁신 성과는 드문 사례다.

 

정책 측면에선 차세대 표적치료제 개발에 따른 규제·허가 진입장벽이 높아, 식약처·FDA 승인 및 추가 임상 확장 전략이 신속성과 안전성의 균형을 요구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초기 임상에서 입증된 안전성과 항암 활성은 다양한 암종에 걸쳐 후속 임상 확장 가능성을 열었다”며 “내성 극복형 표적항암제 개발 및 글로벌 라이선스 아웃 등 산업적 파장도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산업계는 이번 HM97662 1상 데이터가 실제 신약후보의 상용화 및 적응증 확대, 다양한 환자군에서의 실사용 근거 마련까지 이어질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기술과 치료제 시장, 그리고 규제와 혁신의 균형이 표적항암제 분야의 성장에 핵심 변수가 되고 있다.

송다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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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hm97662#ezh1·2이중저해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