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환자 3배 급증”…타미플루 수급불안 조짐에 업계 비상
예년보다 이른 독감(인플루엔자) 유행으로 주요 치료제의 수급 불안 현상이 산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최근 질병관리청 통계에 따르면 올해 10월 기준 독감 환자분율이 외래환자 1000명당 13.6명으로 1년 전의 3.5배로 급증, 전년동기 대비 대유행 양상을 보이고 있다. 비알피커넥트의 제약산업 데이터 플랫폼 비알피인사이트 분석 결과, 인플루엔자 치료제인 한국로슈 '타미플루캡슐75㎎', 한미약품 '한미플루현탁용분말6㎎/㎖' 등은 10월 들어 전국 약국에서 수급 요청 대비 실제 도매상 발송량이 크게 못 미치는 흐름이 나타났다.
주요 품목별로 보면, 타미플루캡슐75㎎의 경우 10월 한 달간 약국 재입고 신청이 139건까지 증가했지만 공급량은 47건에 그치는 등, 현장에서의 수요-공급 불균형이 뚜렷해졌다. 한미플루현탁용분말도 10월 5주차에 재입고 신청 261건 중 52건만 발송되는 등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 비알피인사이트는 전국 약국의 유통 및 처방 데이터를 정밀 분석해 이 같은 데이터 기반 실시간 수급 상황을 제공한다.

이번 독감 유행의 조기화 배경으로는 이례적 기온 하락, 해외 유행 확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질병관리청은 2023~2024절기 독감 환자 추이가 지난 10년간 최대 유행기와 유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보건당국은 유행 기간이 예년보다 길어질 수도 있다며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추세다.
주요 제약사는 신속 대응에 돌입했다. 한국로슈는 “현재 타미플루 및 조플루자 재고를 충분히 보유하고 있지만, 독감 환자 급증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며 필요 시 유통 강화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통 협력사와의 공조를 통해 실시간 공급 현황을 조정한다는 입장이다. 한미약품도 “사전 생산량 증대를 통해 일시적 수급 불안 해소에 만전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글로벌 독감치료제 시장에서도 환자 수 증가로 인한 공급망 안정 이슈가 대두된다. 미국, 유럽 등도 임상 상황 및 계절성 변동에 맞춰 재고 관리와 분산 유통이 강화되고 있다. 한국 역시 전문 데이터 기반 수급 모니터링, 제약사-유통 협업, 신속한 생산·입고 체계 고도화 등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질병관리청 등 정부기관은 올해 겨울 독감 유행이 장기화할 수 있음에 대비해 환자 진료, 백신 접종, 치료제 처방 등 전방위적 지원 정책을 점검 중이다. 실제로, 기술기반 데이터 모니터링과 공급 사슬 관리가 수급난 최소화의 핵심으로 부상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전문가들은 “급격한 환자 증가 시기는 독감 치료제 공급 체계의 취약점이 드러나는 분기점이 될 수 있다”며 “앞으로 AI 기반 수요 예측과 실시간 유통망 데이터 활용이 치료제 시장 안정화에 핵심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산업계는 이번 수급 불균형이 공급망 혁신의 시험대가 될지, 실질적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