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10만8천달러 붕괴”…관세 전쟁 재점화, 글로벌 자산시장 흔든다→추가 급락 우려 고조
5월의 뉴욕 증시에 내리는 어스름 속,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이 다시 한 번 요동쳤다. 찬란한 기록을 경신하던 비트코인 가격의 낙폭은, 긴장과 불확실성이 전 세계 투자자들의 심장에 깊은 파동으로 번져가는 냉랭한 밤을 예고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전쟁 재점화 경고가, 기술적 상승의 환희를 시샘하듯, 비트코인을 포함한 주요 가상자산을 깊은 하락의 흐름으로 이끌었다.
미국 동부 시각 23일 저녁, 코인베이스에서 비트코인 시세는 2.28% 내린 10만8천341달러에 종가를 남겼다. 단 하루 전만 해도 11만 달러를 처음으로 돌파하며 강력한 강세를 연출했던 비트코인은, 21일에는 11만9천900달러라는 전인미답의 고지를 밟았다. 그러나 글로벌 무역 질서를 뒤흔지는 경고로, 12만 달러 앞에서 길을 멈췄다.

가격 급락의 그림자는 미국과 유럽연합(EU) 사이에서 피어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 타결 실패를 거론하며, 6월 1일부터 50%의 관세 폭탄을 예고한 이후, 금융시장은 침묵과 두려움 속에 갇혔다. 이 신호탄은 위험자산 전반에 차갑고 날카로운 바람을 몰고 왔고, 비트코인은 한때 10만7천300달러까지 무너졌다.
비트코인뿐만 아니었다. 가상자산 시장 전역에 퍼진 하강 기류 속에서, 이더리움은 3.84% 급락해 2천537달러를 기록했으며, 엑스알피(리플)는 2.33달러로 3.60% 내렸다. 솔라나와 도지코인 역시 약세를 피하지 못했고, 트럼프 이름을 딴 밈코인조차 급락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관세 전쟁이라는 외교적 불협화음이 위험자산 대비 심리를 단숨에 뒤흔드는 사건으로 해석하고 있다. 가상자산 인플루언서 댄 크립토 트레이드는 “트럼프 대통령 발언이 종래의 가격 박스권을 뚫었다”며, “글로벌 금융시장은 이 이슈에 예민하게 반응한다”고 말했다.
시장에 한 줌 희망의 불씨도 남아있다. 분석가 포세이돈은 현재 10만7천달러 구간이 단기 매수심리의 마지막 방어선이라 진단했다. 그러나 관세 협상의 불확실성이 잦아들지 않는 한, 추가 하락의 불안감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협상이 극적 반전을 보일 경우, 기술적 저항선 없이 다시 반등 가능성을 모색할 수 있다는 관측 역시 공존한다.
관세정책과 가상자산의 미래를 둘러싼 예민한 줄다리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유럽연합과 미국의 발언, 그리고 의외의 정치적 변수가 세계 시장의 흐름을 바꿀 수 있음을 새삼 가슴에 새기고 있다. 시간의 바람 속에 비트코인과 글로벌 자산시장은 다시 스스로의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