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 유래 손톱 약재 재조명”…중국, 전통 중의학 논란 커져
손톱·비듬 등 인체 유래 소재가 중국 전통 중의학 산업에서 다시 약재로 주목받으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최근 허베이성의 한 여성이 어릴 적부터 모은 손톱을 1킬로그램당 150위안(약 3만 원)에 판매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중국의 인체 소재 활용 전통에 대한 관심과 우려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중국에서는 손톱을 ‘진퇴(筋蛻)’라 부르며, 오랜 기간 상처 회복, 해열, 해독 등 치료 성분으로 사용해왔다. 당나라의 의료서적 ‘천금요방’에는 손톱을 태워 재로 만들고, 생모가 가슴에 바른 뒤 모유에 섞어 아이가 복용하도록 하는 전통 처방이 등장한다. 베이징대 제3병원 허란 박사는 “1960년대까지 병원에서 손톱을 처방한 사례가 있었으나, 이후 동등한 효능의 대체재 등장으로 상업적 활용은 크게 줄었다”고 밝혔다.

기술적으로 손톱은 연간 100g 내외만 생산될 정도로 희소성이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8년 중국 특허의약품 ‘후옌완’의 원료로 손톱이 재차 사용되면서 이슈 중심에 올랐다. 후옌완은 목의 염증 치료에 쓰이는 제품으로, 중의학 고유 처방 원리에 따라 개발됐다.
중국 의료회사들은 각종 손톱, 머리카락, 비듬 등 인체 소재를 학교나 마을에서 매입한 뒤, 세척·살균·열처리·분말화 등 위생 공정을 거쳐 약재로 활용하는 체계를 도입했다. 청두중의약대 리지민 교수는 “공정 과정에서 안전성 관리가 이뤄지지만, 여전히 수집 출처와 오염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상존한다”고 말했다. 특히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손톱 대신 발톱이 쓰이는 것 아니냐”는 신뢰성 논란도 잇따랐다.
머리카락, 치아, 비듬 등 인체 유래 부산물이 전통적 본초 재료로 기록된 사례는 16세기 이시진의 ‘본초강목’ 등에서도 확인된다. 하지만 글로벌 바이오 인증 추세와 달리 근거 부족, 위생 리스크, 문화적 충격 등이 산업 성장의 불안 요인으로 지적된다.
전문가들은 “한의학과 중의학이 오랜 전통과 함께, 생명윤리와 현대적 검증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 산업계에서도 손톱 등 인체 유래 재료의 약재화가 약물 안전성, 공정 투명성 논란의 시험대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내에서도 “공정상 위생에는 문제가 없다”는 옹호론과 “현대 사회에 적합한지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신중론이 맞서고 있다. 업계는 전통의학이 시장에서 실질적으로 소비자의 신뢰를 확보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