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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AI 융합 산업혁신”…과기정통부, 현장 협력방안 논의

최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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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컴퓨팅과 인공지능(AI) 융합 기술이 차세대 산업의 판도를 뒤흔드는 혁신 동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4일 구혁채 제1차관 주재로 한국과학기술원(KAIST)을 방문, 산·학·연 주요 관계자와 간담회를 열고 양자-AI 융합의 현주소와 미래 전략을 집중 논의했다. 양자-AI가 갖는 전력 소모 절감과 문제해결 역량 증대 등 기술적 이점을 토대로, 정부는 산업 현장 의견을 직접 수렴해 정책에 반영하고자 한 것이다. 업계는 이번 만남을 “차세대 AI 주도권 경쟁의 분기점”으로 평가한다.

 

이번 정책 현장점검은 현장 실효성 제고를 위한 '프로젝트 공감118'의 일환이다. 양자-AI 융합은 기존 GPU 기반 AI가 가진 전력 소모 등 한계를 극복할 대안으로 주목된다. 과기정통부는 이미 전 세계가 양자컴퓨팅 연구에 속도를 내는 상황에서, 작년 UN총회에서 IBM과 산업육성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아태경제협력체(APEC) 계기를 통해 엔비디아와 한국 연구기관 간 양자 컴퓨팅 관련 협력(CoE) 논의를 시작하는 등 글로벌 기업들과 공동 대응에 나섰다.

카이스트는 2023년 양자과학기술 박사 양성을 위한 국내 최초의 양자대학원을 설립, 2031년까지 박사 180명 양성 목표와 더불어 MIT와 공동연구를 추진하며 양자 인재와 연구 생태계 조성에 힘을 실었다. 과기정통부와 대전시 역시 24시간 운영 가능한 국내 최대 개방형 양자팹 구축 등 연구·산업 인프라 확충에 적극 나서고 있다.

 

연구 현장에서는 다양한 원천·핵심기술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조용훈 국가 양자팹 연구소장은 초정밀 나노 소광기술로 양자점 집적도를 높이고, 맞춤형 양자광집적 플랫폼 등 차세대 포토닉스 기술을 선도했다. 최재윤 교수팀은 극저온 광격자 환경에서 중성원자로 고온초전도체 등 신소재 개발의 기초가 될 양자 시뮬레이터 시스템을 개발하며 세계적 주목을 받고 있다. 안재욱 석좌교수는 다차원 큐비트 배치·제어 기술을 활용, 중성원자 기반 양자컴퓨팅의 경쟁력을 높여 국제 석학으로 자리매김했다.

 

최근 글로벌 기업들도 양자-AI 융합 분야의 투자를 확대 중이다. 모더나는 신약 후보물질 발굴, 물류기업은 실시간 배송경로 최적화 등 다양한 난제 해결에 양자컴퓨팅과 AI 결합을 적용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미국, 유럽, 일본 등도 양자컴퓨팅 인재와 연구역량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양자-AI 융합 시장 확장을 위해선 인력양성, 산업화 인프라 구축, 국제협력 등이 과제로 부상한다. 특히 연구소 개방형 인프라, 산학연 연계 지원, 빅테크 협업을 통한 생태계 다변화 등 정책적 지원이 요구된다. 간담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글로벌 빅테크와의 협업, 인재 유치, 양자이득 사례 발굴 등이 경쟁의 승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했다.

 

현재 한국은 국가 차원의 인재 투자와 기업·공공기관 협업, 국제 연구동맹 등 다층적 전략으로 양자-AI의 산업 적용 기반을 확대중이다. 동시에, 신기술 확산에 따른 보안·데이터·연구윤리 등 관련 정책 대응 역시 중점 과제로 남아 있다.

 

업계는 “양자-AI 융합 기술이 실제 산업에 정착할지, 한국이 세계 시장 주도권 선점에 성공할지 주목된다”고 보고 있다. 기술 혁신만큼 제도와 생태계 구축의 성패가 산업구조 전환을 결정짓는 조건으로 부상했다는 평가다.

최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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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정보통신부#카이스트#양자a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