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아프친 계약 파기 충격…중국의 투자 약속 무산→아프간-중국 자원외교 불확실성 고조”
차가운 바람이 아프가니스탄 북부 아무다리아 강 유역을 감도는 새벽, 오랜 시간 침묵했던 땅이 다시 긴장의 서막을 알린다. 탈레반 정부와 중국 에너지 기업 아프친이 꿈꿨던 대규모 유전 개발 프로젝트가 결국 잦아든 신뢰의 그늘에 묻혀버렸다. 두 국가의 담대한 협력이 남긴 것은, 아직 채 개발되지 못한 원유 매장지와 흔들리는 약속뿐이었다.
아프가니스탄 광산석유부는 18일, 공식 발표를 통해 아프친과 체결한 북부 아무다리아 유전 개발 계약을 계약 위반과 투자 약속 미이행을 이유로 전격 취소한다고 밝혔다. 당초 아프친은 계약 첫해에만 1억5천만 달러, 3년간 5억4천만 달러라는 거침없는 투자를 약속했으나, 조사의 결과 투자 이행은 현실로 이어지지 않았다. 경제위원회와 총리실의 권고를 따른 이 결정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신뢰의 단절이었다.

2022년, 아프간 정부와 아프친의 협상 당시, 사르-에-풀과 파리아브 주를 아우르는 아무다리아강 유역 개발은 아프가니스탄의 에너지 자립과 신흥 성장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다. 확인된 원유 매장량만 8,700만 톤에 달하고, 4,500㎢의 유전이 산맥처럼 이어진 땅, 광물 자원의 보고로 불리는 아프가니스탄에 쏠린 세계의 이목. 그러나 약속의 미완은 곧 불신으로, 희망은 미지의 어둠으로 가려졌다.
중국 정부는 오랜 국제 사회의 망설임과 달리, 최근 탈레반 체제와 대사급 외교관계 복원을 이루며 아프간 자원개발에 깊은 손길을 내밀었다. 아프친 역시 이 지역 최대 규모의 에너지 개발 계획을 책임지며 투자를 주도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계약 위반이라는 현실 앞에서, 중국 측의 입장은 여전히 침묵에 잠겨있다.
탈레반 정부는 이번 계약 취소의 국제법적 효과에 대한 외부 자문을 요청하며, 앞으로의 분쟁 소지와 절차를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에너지 산업뿐 아니라, 중국과 아프간의 경제 협력과 자원외교 전반에 불확실성의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투자자와 에너지 업계 역시 향후 국제 중재 동향과 대외자본 투자의 신뢰성 강화 여부를 끝없이 관망 중이다.
아프가니스탄에 불어오는 변화의 바람은, 단순한 계약 해제를 넘어 국제 자원 경쟁과 신뢰의 균열, 그리고 적막한 유전지대의 새로운 긴장감을 함께 전하고 있다. 이번 결단이 남긴 메아리는 한동안 아시아 대륙의 경계 너머로 깊이 울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