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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종목 순매수 30% 돌파”…서학개미, 미국 빅테크 대신 ETF·가상화폐주로 쏠림
국제

“가상자산 종목 순매수 30% 돌파”…서학개미, 미국 빅테크 대신 ETF·가상화폐주로 쏠림

허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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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11일, 국제금융센터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주식 시장에 투자하는 한국 개인 투자자, 일명 ‘서학개미’들이 올해 들어 미국 빅테크 주식을 중심으로 하던 매수세를 크게 줄이고, 대신 가상자산 관련 종목과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순매수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투자 패턴의 변화는 최근 미국에서 스테이블코인 중심의 가상자산 정책이 본격 추진되는 한편, 국내 증시 상승과 원화 강세 등 시장 환경 변화가 겹친 결과로 풀이된다.

 

국제금융센터는 미국(USA) 지니어스 법안 통과로 인해 스테이블코인, 특히 ‘서클 인터넷’ 등 가상자산 관련 기업에 대한 투자 선호가 두드러졌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국내 개인 투자자들의 올해 1~4월 월평균 해외 주식 순매수는 38억 달러에 달했으나, 5월 들어 12억9천만 달러, 6월에는 3억9천만 달러 규모로 순매도로 전환됐다가, 지난달 4억9천만 달러 순매수에 그치며 성장세가 확연히 둔화됐다.

‘서학개미’ 가상자산 관련주 순매수 비중 30%대…빅테크 대신 추종 ETF 급증
‘서학개미’ 가상자산 관련주 순매수 비중 30%대…빅테크 대신 추종 ETF 급증

특히, 그간 매수 상위를 차지해온 미국 빅테크 상위 7개 종목(M7)의 월평균 순매수 또한 1~4월 16억8천만 달러에서 7월 2억6천만 달러까지 급감했다. 반면, 6월 이후 미국 증시에서 MSCI 한국지수 3배 추종 ETF 등 새로운 순매수 종목이 등장하는 등 투자 트렌드에 변화가 관측됐다.

 

이러한 흐름은 최근 국내 증시가 미국 등 주요 시장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며, 서학개미들의 투자자금 일부가 회수되는 움직임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다. 국제금융센터는 “원화 강세와 실물 경제에 대한 미국 관세 우려가 맞물려 당분간 개인 투자자의 해외 주식 매수세가 지속되긴 어렵다”고 평가했다.

 

실제 해외 주식 순매수 상위 50개 종목 중 가상자산 관련 주식 비중은 1월 8.5%에서 6월 36.5%, 7월 31.4%로 빠르게 증가했다. 6월에는 스테이블코인 USDC 발행사 ‘서클 인터넷’이 순매수 1위를 기록했고, 7월에도 ‘코인베이스’, 비트코인 채굴 기업 등이 상위에 자리잡는 등 가상자산 관련주가 투자 주도주로 부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들은 “한국(ROK) 개인 투자자들이 글로벌 자본 흐름 속에서 신흥 자산시장과 연동한 트렌디한 매매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는 “빅테크에서 가상자산으로 쏠림 현상은 동아시아 투자 문화의 변화를 보여주는 상징적 신호”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미국 관세 정책과 국내외 환율 환경, 그리고 미국 가상자산 관련 제도의 추가 진전 여부가 서학개미 투자 방향을 결정할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국제사회는 이번 자금 이동이 얼마나 지속적으로 이어질지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허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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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학개미#가상자산#et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