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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쿼드러플 토루프”…김현겸, 올림픽 예선 2위→추가 출전권 확보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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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쿼드러플 토루프”…김현겸, 올림픽 예선 2위→추가 출전권 확보 드라마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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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은반 위로 선명한 스포트라이트가 내려앉은 순간, 김현겸은 깊은 숨을 몰아쉬며 마지막 점프에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냈다. 점프가 매끄럽게 착지된 직후, 객석에서는 차분한 긴장과 설렘이 뒤섞였다. 흰 얼음 위에 번진 환호는 그 모든 성장을 향한 박수이기도 했다.

 

2024년 7월 21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추가 예선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김현겸은 기술점수 82.78점, 예술점수 71.13점, 총점 153.91점을 기록했다. 앞서 쇼트프로그램에서 74.69점을 합산해 최종 228.60점으로 2위에 올랐고, 상위 5명에게 배분되는 국가별 올림픽 출전권 중 하나를 확보했다.

“완벽한 쿼드러플 토루프”…김현겸, 올림픽 예선 2위로 한국 추가 출전권 획득 / 연합뉴스
“완벽한 쿼드러플 토루프”…김현겸, 올림픽 예선 2위로 한국 추가 출전권 획득 / 연합뉴스

이번 대회는 각국이 마지막 올림픽 쿼터를 쟁취하는 중요한 무대였다. 한국은 2025 국제빙상경기연맹 세계선수권에서 차준환이 7위를 기록해 이미 1장의 출전권을 확보한 바 있으며, 여기에 김현겸이 추가 쿼터 획득에 성공하며 남자 싱글 2장의 올림픽 티켓을 손에 쥐게 됐다.

 

특히 김현겸은 첫 점프 과제였던 쿼드러플 토루프를 깨끗하게 성공시키며 팬과 심판단 모두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트리플 악셀에서는 쿼터 랜딩 판정으로 수행점수 1.37점이 감점됐지만, 이어진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트리플 플립 등 고난도 기술을 잇따라 성공시키며 경연의 흐름을 주도했다. 플라잉 카멜 스핀(레벨4), 스텝시퀀스(레벨3) 등 자세와 스피드에서도 뛰어난 완성도를 보였다.

 

후반부에는 10% 가산점이 적용되는 상황 속에서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트리플 루프-더블 악셀-더블 악셀 시퀀스, 마지막 트리플 살코까지 실수 없이 해냈다. 연기가 끝난 직후 무릎을 꿇고 연단을 바라보던 김현겸은 점수 확인 순간 키스앤드크라이존에서 기쁨의 눈물을 쏟으며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이 무대는 러시아 출신 굼메니크가 총점 262.82점으로 1위, 멕시코 도노반 카리요가 3위(222.36점), 우크라이나의 키릴로 마르사크(217.57점), 대만의 리위샹(216.98점)까지 상위권을 형성했다. 국가별 출전권이 순차적으로 배분됐고, 김현겸은 7월 국내 선발전에서의 우승 기세를 이어 안정적인 연기로 자력 진출을 확정했다.

 

한국 피겨는 이로써 남자 싱글 2명의 올림픽 출전자 명단을 확정짓기 위한 연맹 추가 선발전을 남겨두고 있다. 차준환과 김현겸을 비롯해 여자 싱글, 아이스댄스 부문 역시 대표 선발전을 거쳐 최종 명단이 꾸려질 예정이다.

 

한편 이번 경기는 한국 남자 피겨 역사상 한 단계 도약을 예고한 무대로 남게 됐다. 차별화된 테크닉에 실전 감성까지 더한 김현겸의 연기에는 은반을 지키는 선수만의 고독과 열정이 온전히 담겨 있었다. 관중의 한숨과 환호, 김현겸의 눈물 어린 순간까지 모두 기록된 이날 베이징의 밤은 많은 이들에게 잔잔한 여운을 남겼다.

 

한국 피겨 남자 싱글 대표 2인의 최종 선발 명단과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을 향한 경쟁의 끝자락은 연맹 공식 일정을 통해 이어질 예정이다.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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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겸#차준환#올림픽예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