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많고 습도 높은 하루”…정선, 동굴과 계곡에서 더위를 식히다
요즘 정선에는 더위를 피해 자연을 찾는 발길이 다시 늘었다. 계절을 막론하고 시원한 동굴과, 바람이 부는 계곡이 이번 여름엔 더욱 특별하게 다가온다. 지치고 무거운 더위에선 실내외 ‘피서 명소’가 일상의 쉼터가 된다.
3일 오후 정선군은 한낮 기온 31도, 체감온도 32도 가까이 오르면서 폭염이 계속됐다. 습도도 58% 수준으로 후덥지근한 공기가 더 미묘하게 몸을 감싸는 날씨였다고 한다. 기상청은 구름이 많은 흐린 하늘 속, 밤이 돼도 열기가 사그라들지 않을 것이라 예보했다.

무더위 속에서도 정선 화암동굴은 연중 변함없는 12~15도의 서늘함을 지킨다. 바깥 공기가 푹푹 찌는 와중에도 지하로 들어서면 ‘숨겨진 계절’을 만나는 느낌이다. 가족 단위 방문객이 동굴을 따라 오르내리며, “이곳이야말로 진짜 여름 피서지”라 표현했다.
아우라지 강변은, 두 물줄기가 만나는 풍경에 그늘과 바람까지 함께 따라온다. 사람들은 그곳에서 돗자리를 펴거나, 짚와이어와 레일바이크 같은 액티비티로 더위를 잊는다는 후기를 SNS에 남겼다.
정선아리랑센터에서 실내 공연을 관람하거나, 문화 체험을 선택하는 이들도 늘었다. 한 여행자는 “햇볕을 피해 전시에 머물다가 음악 소리에 위로받았다”고 적었다. 이런 경험들은 건강보다 감각, 효율보다 오늘의 기분을 중시하는 요즘 피서 문화로 읽힌다.
전문가들은 “정선의 동굴, 계곡은 자연과 사람이 함께 사는 공간이자, 과열된 계절에 몸과 마음을 식히는 심리적 피난처”로 의미를 짚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계곡 바람은 에어컨보다 시원하다”, “동굴 안에서 아이들이 먼저 신났다” 등, 소소한 실감이 공감대로 번졌다.
작은 쉼표 같은 명소들이 더위 속의 일상을 조금씩 바꿔놓고 있다. 올해 정선의 여름 풍경은, 자연 가까이에 머무는 태도에서 다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