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별 질문에 침묵”…트럼프, 유벤투스 백악관서 논란→긴장 속 미소 번진 순간
유벤투스의 백악관 방문은 특별한 기대와 약간의 긴장 속에서 시작됐다. 클럽 월드컵 일정에 앞서 워싱턴DC 대통령 관저를 찾은 선수단은 한껏 밝은 표정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맞이했다. 하지만 웃음이 번진 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던진 성별 관련 질문에 장내 분위기는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여자도 당신네 팀에서 뛸 수 있나, 친구들?”이라는 말은 모두를 당혹케 했고, 이어진 “여자팀은 여자들과 경기하지 않냐?”는 재차 언급이 묘한 긴장감을 불러일으켰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최근 트랜스젠더 관련 법안 문제와 맞물려 의미심장한 파장을 일으켰다. 이날 오전 미국 연방대법원이 미성년자 성전환 치료 금지법을 합헌으로 판결하면서, 사회적 논란의 불씨가 여전히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현장에 참석했던 유벤투스 행정 책임자 다미엔 코모리는 “우리는 매우 좋은 여자팀이 있다”고 답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매우 외교적이네”라는 응수에 선수들과 임직원들은 멋쩍은 미소로 상황을 넘기려 했다. 그 짧은 침묵과 어색한 웃음 이면에, 스포츠와 성별, 인권에 대한 무거운 질문이 남겨졌다.

가디언 등 외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트랜스젠더에 대한 적대감이 커지는 분위기와 맞닿아 있다”고 평가했다. 잔니 인판티노 회장 주도 아래 열린 이번 백악관 만남은 2026년 북중미 월드컵 개최를 앞둔 화합의 장이었으나, 예상치 못한 논점이 수면 위로 떠오르며 현장 분위기를 뒤덮었다. 미국 대표팀 선수 티모시 웨아와 웨스턴 매케니도 참석해 시선을 끌었고, 유벤투스의 상징 조르조 키엘리니와 감독 이고르 투도르 역시 침착하게 자리를 지켰다.
이날 저녁 유벤투스는 워싱턴DC 아우디필드에서 펼쳐진 FIFA 클럽 월드컵 G조 1차전에서 알아인을 5-0으로 제압했다. 웨스턴 매케니가 시종일관 미드필드를 지키며 팀에 힘을 보탰고, 티모시 웨아는 후반 교체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2차전 일정을 앞둔 유벤투스는 경기장의 뜨거운 환호와 달리, 팀 내부에 남은 미묘한 공기를 안고 조용히 훈련을 이어가고 있다.
하루하루 변화하는 세상, 경계와 경합이 겹치는 현장. 유벤투스의 백악관 방문은 축구와 사회의 교차로에서 또 하나의 질문을 던졌다. 선수들은 침묵과 미소로 답했지만, 그 조용한 여운이 미국 스포츠계와 시청자들의 가슴에 파문을 일으켰다. 이번 장면을 지켜본 이들은 자연스럽게 스포츠가 가진 힘과 책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