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제도 벽 허문다”…대한체육회, 기부시장 공략→개혁 청사진 제시
비를 뚫고 모인 체육계 리더들은 단단한 긴장감과 희망을 함께 안은 채 개혁의 가능성을 논의했다. 현장에서 뿌려진 질문과 답변에는 변화된 체육 환경에 대한 요구와 절실함이 공존했다. 대한체육회가 내놓은 3대 입법 과제는 체육계가 직면한 재정·운영 현안을 관통하며, 실질적 제도 도약의 신호탄이 되고 있다.
대한체육회는 13일 국회도서관에서 진행한 ‘미디어스국민정책자문단 스포츠포럼’에서 체육단체의 재정 다변화와 투명성 제고에 방점을 둔 입법 과제를 제안했다. 핵심은 민간 기부금 유치 제도 개선, 후원사 선정 절차 효율화, 지방 체육 진흥 재원 확대에 대한 구체적인 법적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다.

대한체육회에 따르면, 연간 국내 기부시장은 약 16조원 규모로 성장했지만, 체육 부문 유입 비중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대한체육회는 체육단체가 민간 기부금을 공식적으로 유치하고 합법적으로 집행할 수 있는 제도 정비, 투명한 운영 체계 구축, 후원사 선정 과정의 효율성 강화를 역점 과제로 삼았다.
특히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을 통해 국가대표 경기력 강화 및 국제교류 지원에 한해서 후원사가 공급하는 물품과 서비스를 수의계약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입법 근거를 마련할 계획이다. 현행 제도에서는 후원사와 공식 계약을 맺더라도 경쟁 입찰을 강제해, 동기 저하와 품질 저하 등 역효과에 대한 우려가 제기돼 왔다.
지방 체육 현장에도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대한체육회는 각 지자체가 고향사랑기부금을 주민 체육활동과 지역 내 체육협의회 운영 등에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명확히 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지역 스포츠의 내실을 다지고, 실질적인 생활체육 진흥의 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유승민 회장 체제 이후 대한체육회는 단체 사유화 방지, 선거제도 개선, 회원단체 법정법인화, 선수·지도자 환경 개선 등 굵직한 개혁 과제를 이어가고 있다. 유승민 회장은 “이번 포럼이 낡은 관행을 넘어 창의적이고 유연한 조직문화를 정착시키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대한민국 스포츠의 공공성 강화와 투명성 제고의 제도적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직된 관행과 복잡한 시스템을 넘어 새로운 숨을 불어넣으려는 체육계의 움직임은 포럼장을 찾은 이들의 희망 속에 조용한 울림을 새겼다. 이번 논의의 결실은 8월 13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미디어스국민정책자문단 스포츠포럼’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