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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회 도루 금지 사인”…염경엽 감독, 리더십 빛난 8-1 완승→팀 분위기 반전 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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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회 도루 금지 사인”…염경엽 감독, 리더십 빛난 8-1 완승→팀 분위기 반전 견인

전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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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야구장에 울려 퍼진 두 팔의 ‘X’ 사인, 그 안에는 상대를 향한 존중과 팀을 위한 배려가 공존하고 있었다. 박해민이 정확하게 동작을 따라 하며 관중의 시선을 모았고, 한 박자 빠른 자제 속에 LG 트윈스 벤치에도 안도와 신뢰가 번졌다. 초반 대량득점 뒤 몰아붙이기 대신 불문율을 고수한 하루, LG는 잠재된 응집력과 팀 분위기의 전환을 증명하며 값진 8-1 승리를 완성했다.

 

이날 LG 트윈스는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1회와 2회 연속 3점을 기록, 단숨에 경기 주도권을 장악했다. 3회말에는 박해민이 중전 안타로 나가있는 상황에서 염경엽 감독이 두 팔로 크게 ‘X’ 사인을 보내 도루를 말렸다. 박해민 역시 고개를 끄덕이며 동조했고, LG는 불문율을 어기지 않기로 결의했다. 그 결과 3회 이후에는 추가 도루 시도가 없었다.

“3회 도루 금지 사인”…염경엽 감독, 불문율로 팀 승리 이끌어 / 연합뉴스
“3회 도루 금지 사인”…염경엽 감독, 불문율로 팀 승리 이끌어 / 연합뉴스

경기 내내 염경엽 감독의 선택은 팀 전체에 무게감 있게 작용했다. 염경엽 감독은 경기 후 “6점, 7점차로 앞설 때에는 도루 금지 사인을 보낸다. 감독 생활 동안 이 결정을 내리고 역전패한 적이 없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이어 “박해민은 물론, 모두가 불문율을 이해하고 팀의 성숙한 흐름을 지켜준 점이 고맙다”고 덧붙였다.

 

LG는 필승조 투입 없이도 마운드와 타선의 안정감을 유지했다. 주장 박해민, 오지환, 박동원, 김현수, 김진성 등 베테랑들의 신중함이 빛났고, 지난달 7승 1무 10패였던 흐름 역시 변화의 조짐을 보였다. 경기 막판까지 당황함 없이, 관중석에서는 이례적으로 상대팀을 배려하는 박수도 이어졌다.

 

이번 승리로 LG는 한화와의 주말 3연전에서 2승을 챙겼다. 다음 경기에서 다시 한 번 승리를 추가할 경우, 2위 한화와의 격차는 4경기 차로 벌어진다. 염경엽 감독은 “야구는 언제든 예상 밖 상황이 올 수 있다”며 마지막까지 방심하지 않을 뜻을 드러냈다. 그러나 불문율을 관철하며 쌓아올린 ‘팀 내 소통’과 품격 있는 승부가 LG 트윈스의 순위 경쟁을 한층 단단하게 만들고 있다는 현장 반응도 이어졌다.

 

조용히 벤치를 지키는 손끝, 박수를 잇는 관중의 온기, 그리고 쓰임에 집중하는 선수들의 땀에 응원이 더해졌다. LG 트윈스의 또 다른 승부는 8월 10일, 잠실구장 그라운드 위에서 계속될 예정이다.

전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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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경엽#lg트윈스#박해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