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비트코인, 미중 무역 불안에 힘 못 써”…위험자산 회피로 가격 보합, 추가 조정 전망

정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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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23일, 미국(USA)과 중국(China) 간 무역 갈등이 다시 불거진 가운데, 비트코인(Bitcoin) 가격이 10만9천달러 부근에서 횡보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중 무역 마찰이 보복 조치로 확산되며 글로벌 자산시장의 위험회피 심리가 뚜렷하게 강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한달 새 10만∼11만달러에서 박스권 장세를 지속하고 있는 비트코인은, 이달 초 단기 급락 충격 이후 뚜렷한 반등 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인베스팅닷컴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정부가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에 맞서 소프트웨어와 첨단 기술 수출 추가 규제를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위험자산 투자심리를 흔들고 있다. 암호화폐 시장의 직접적 제재 움직임은 없지만, 2018년 무역전쟁 당시와 유사한 긴장 고조가 투자자들을 안전자산으로 이동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조치가 글로벌 자산 재편을 촉발하며,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의 매수세 또한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고 전했다.

비트코인, 미·중 무역 긴장 재점화 속 10만9천달러 보합…위험자산 회피 심리 강화
비트코인, 미·중 무역 긴장 재점화 속 10만9천달러 보합…위험자산 회피 심리 강화

이번 사태로 ‘업토버(Uptober)’라 불리던 10월 암호화폐 강세장이 실종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해 10월 10% 넘게 급등했던 비트코인은 올해 5% 하락세를 기록 중이며, 개인투자자 중심의 낙관론 역시 급속히 식어가고 있다. 더구나 대형 비트코인 투자자가 대규모 공매도 포지션을 잡았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추가 조정에 대한 경계감이 커졌다. 이는 최근 ‘플래시 크래시(Flash Crash)’ 직전과 유사한 고래 매도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로도 해석된다.

 

반면 미국 증시에서 인공지능(AI) 관련 기술주 중심으로 나스닥지수는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보이며, 비트코인과 주식 시장 간 ‘디커플링’ 현상은 더욱 뚜렷해졌다. 캐시 우드(Cathie Wood)의 아크인베스트(Ark Invest)가 로빈후드(Robinhood) 주식을 2,130만달러어치 추가 매입한 점도, 최근 투기 자금이 실물 기반 핀테크·기술 성장주로 이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국제 금융매체들은 “미중 무역 리스크 재부각이 암호화폐를 더 높은 변동성 위험에 노출시켰다”고 진단했다. 경제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은 실물경제 연동성이 낮아 극단적 투자심리 변화에 특히 취약하다”며, 당분간 심리적 리스크 관리와 관망적 대응을 주문하고 있다.  

 

시장 전반에 달러 강세 압력이 커지면서,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의 단기 반등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번 조치가 향후 국제 금융시장과 가상자산 질서에 어떤 변화를 초래할지 주목된다.

정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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