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12월 기준금리 인하 필요”…월러 발언에 美 연준 금리 정책 분열 심화

강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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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17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공개행사에서 크리스토퍼 월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가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추가 인하해야 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번 발언은 최근 연준 위원들 사이에서 금리정책을 둘러싼 불협화음이 뚜렷해지는 배경 속에, 미국(USA) 금융시장과 글로벌 경제에 직접적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월러 이사는 연설에서 “기저 인플레이션이 연준 목표치에 근접했고, 노동시장이 약화되는 신호가 이어지고 있다”며 12월 금리 인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다시 가속화하거나 기대 인플레이션이 뚜렷이 반등할 위험은 크지 않다고 덧붙였으며, 9월 고용보고서 등 추가 경제지표가 공개돼도 인하 의견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美 연준 월러 "12월 기준금리 0.25%P 인하 필요" 발언…금리 정책 분열
美 연준 월러 "12월 기준금리 0.25%P 인하 필요" 발언…금리 정책 분열

하지만 연준 내에서는 다른 기류가 감지된다. 수전 콜린스(보스턴 연은), 알베르토 무살렘(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 등은 최근 각각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금리 인하에 반대 입장을 공개적으로 표명했다. 제프리 슈미드(캔자스시티 연은) 총재 역시 11월 FOMC에서 인하에 반대표를 던지며 반대론에 힘을 실었다. 실제로 최소 3명의 위원이 동결을 고수하고 있는 셈이다.

 

반면 연준 내 다른 인사들은 보다 속도감 있는 금리 인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예를 들어 스티븐 마이런 연준 이사는 지난달 FOMC에서 0.50%포인트 인하를 주장했고, 차기 연준 의장 후보로 거론되는 미셸 보먼 부의장 역시 노동시장 약화를 고려해 인하 가능성이 높다고 월가에서는 관측하고 있다. 필립 제퍼슨 연준 부의장은 “통화정책은 지금 다소 긴축적이나, 경제 위험 진화에 따라 완화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고 말했지만 금리 인하 자체에는 구체적 입장을 내지 않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제퍼슨 부의장이 둔화하지 않는 인플레이션과 노동시장 약화, 두 요소 모두를 위험으로 인식했다”며 “연준 내부 논쟁이 이례적으로 격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에서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기준 12월 FOMC에서 금리 인하 가능성을 45%, 동결 가능성을 55%로 평가하는 등 양측 시나리오 모두에 무게를 싣고 있다.

 

고용 및 인플레이션 지표가 연준의 최종 정책 방향을 크게 좌우할 것이란 시각도 확산된다. FOMC 결정이 불확실성을 키우면서, 단기적으로는 향후 발표될 지표와 위원별 입장 변화에 따라 시장 변동성이 증폭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전문가들은 연준 내 분열 양상이 미국 통화정책뿐만 아니라 글로벌 금융시장에도 긴장감을 유발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국제사회는 12월 연준 FOMC의 최종 결정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강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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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러#연방준비제도#fom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