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회 도루 달성”…이정후, 메이저리그 첫 두 자릿수 도루→5경기 연속 안타 여운
팽팽했던 9회, 이정후의 발끝에서 마지막 울림이 터졌다. 샌프란시스코 오라클파크의 응원이 고조된 순간, 팀의 중심타자는 우전 안타 후 거침없이 2루를 훔쳤다. 한 치의 흐트러짐 없는 이정후의 집중력은 오후 내내 관중의 숨을 멎게 했다. 한편 5경기 연속 안타에 MLB 데뷔 첫 두 자릿수 도루까지, 고요한 기록이 야구팬들의 마음에 잔잔한 파장을 남겼다.
2025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탬파베이 레이스의 맞대결은 17일 오라클파크에서 펼쳐졌다. 탬파베이는 2-1로 역전승을 거두며 3연승을 이어갔고, 샌프란시스코는 7연패 늪에 빠졌다.

이정후는 5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의 활약을 보였다. 9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시원한 우전 안타를 기록한 직후, 과감한 도루로 시즌 10번째이자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첫 두 자릿수 도루 기록을 달성했다. 시즌 성적은 439타수 114안타로 타율 0.260까지 상승했고, 8월 들어서는 0.346의 높은 타율을 보여 공격 첨병의 역할을 무난히 소화했다.
경기 내내 날카로운 스윙을 선보인 이정후는 2회 내야 땅볼, 4회 2사 1루에서 우전 안타, 6회 1사 1,2루 상황에서는 탬파베이 우익수 제이크 맹검의 호수비에 막히며 아쉬움을 삼켰다. 9회, 단숨에 출루와 도루까지 성공했지만, 후속타 불발로 득점에는 실패했다. 지난 시즌 2도루에 머물렀던 이정후는 올 시즌 근성 있는 주루 플레이로 도루 능력까지 입증했다.
탬파베이 김하성 역시 6번 타자 유격수로 나서 4타수 1안타 삼진 1개, 시즌 6호 도루를 성공했다. 9회 선두타자로 좌전 안타로 출루한 뒤 주저 없이 도루에 임하며, 코리안리거 특유의 끈질긴 모습을 보여줬다. 김하성의 타율도 0.211에서 0.213으로 소폭 상승했다.
탬파베이는 61승 63패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4위를, 샌프란시스코는 59승 64패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4위를 지키게 됐다. 양 팀은 18일 3연전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있다.
잔잔하게 남은 9회 도루의 의미와 수많은 응원, 묵묵히 베이스를 밟는 손끝의 긴장. 매일이 도전인 메이저리그에서 두 한국 선수의 저력은 조용히 팬들의 기억 속으로 스며들었다. 샌프란시스코의 이후 경기는 8월 18일 오전에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