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유심 대규모 교체”…해킹 파장 장기화→고객 관리 시험대
국내 이동통신 산업의 신뢰를 뒤흔든 SK텔레콤 해킹 사건의 후유증이 유심 교체 행렬로 이어지며 업계와 공공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최근 SK텔레콤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해킹 사고 이후 지난달 말부터 27일까지 총 489만 명이 유심(USIM) 교체를 완료했고, 예약을 마쳤으나 아직 교체하지 못한 대기 고객 역시 416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유례없는 규모로, 고객 정보보호에 대한 경각심과 기업 대응 역량이 재차 시험대에 올랐음을 방증한다.
SK텔레콤에 따르면, 단순 유심 물리 교체뿐 아니라 유심 정보를 소프트웨어적으로 재설정한 고객까지 포함할 경우 누적 23만8000명이 추가 보완조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적으로 이 같은 대규모 보안 조치는 대규모 데이터 유출 사태에 준하는 수준으로,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특히 5G 상용화와 더불어 개인정보 노출 이슈가 심화된 현 시점에서 이용자 불안이 확산되는 구조적 특징을 보이고 있다.

일부 고객의 유심 교체 과정에서 ‘데이터 함께쓰기’ 서비스가 일시적으로 해지되는 시스템적 오류가 발생했으나, SK텔레콤은 즉각 문제를 인지하고 5G 함께쓰기 프로모션에 한해 사용 이력을 원상 복구했다. 실제 5G 상용화 초기 프로모션 혜택을 받은 상당수 고객이 대상이었으나, 해당 서비스는 현재 별도 요금제로 전환돼 운영 중이다. 업계 전문가는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통신사 신뢰 회복 과정에서 반복되는 프로모션 오류는 고객 관리와 사후 복구 프로세스의 전문성 강화를 촉구하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향후 SK텔레콤은 유심 재사용 우려에 대해 “중고 유심을 절대 재활용하지 않는다”고 공식 입장을 천명하며, 유심 교체 절차의 투명성과 보안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밝혔다. 보안사고로 촉발된 대규모 고객 응대가 일상화된 가운데, 전사적 체계와 정책 혁신이 입체적으로 요구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