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수산물 수입 규제 두고 입장차 확인”…조현 장관, 고이즈미 수산상 요구에 ‘신뢰회복’ 강조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를 둘러싸고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제한 중인 한국 정부와 일본 정부가 정면으로 맞섰다. 조현 외교부 장관과 방한한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농림수산상이 8월 11일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면담에서 수산물 수입 규제에 대한 의견차를 노출했다. 교도통신은 이번 만남을 이재명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총리의 정상회담을 앞둔 ‘사전 포석’ 성격으로 해석했다.
이날 면담 직후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은 “조속한 수입 규제 철폐를 위해 관계 부처 간 의사소통이 신속하게 진행되기를 강력히 기대한다”고 밝혔다. 다만 조현 장관 측의 구체적인 답변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한국 외교부 관계자는 “일본산 수산물 수입규제 완화 여부는 일본산 식품 안전에 대한 한국 소비자 신뢰 회복이 전제돼야 한다”고 밝혔다. 후쿠시마를 비롯한 인근 8개 현의 수산물에 대한 수입 규제를 유지하겠다는 한국 정부의 방침이 재확인된 셈이다.
여야 정치권에서는 일본의 외교적 공세와 한국 정부의 신중론을 두고 공방이 거세지고 있다. 여당 관계자는 “소비자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정부 입장에 공감한다”며 신뢰 회복 이전에는 수입 규제 완화가 어렵다는 시각을 내놨다. 반면 야권 일각에서는 한일관계 개선 필요성에 방점을 두며 “정상회담 국면에서 유연한 접근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일본 언론과 교도통신은 이재명 대통령의 하반기 방일 계획과 연계해 이번 면담을 정상회담 의제 조율의 전초전으로 평가했다. 양국 정상회담에서 수산물 규제 문제가 주요 현안으로 다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날 조현 외교부 장관은 고이즈미 장관에게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은 한일관계를 더욱 견고하고 미래지향적으로 이끌기 위해 각급에서 활발한 소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이즈미 신지로 장관은 “여러 분야에서 구체적 협력 방안이 논의되길 희망한다”고 화답했다.
외교가에서는 일본 정부가 한국 내 소비자 신뢰를 어떻게 높일지, 양국이 경제협력과 과거사 문제를 동시에 풀어갈 해법을 찾을지 주목하고 있다.
정치권은 수산물 수입 규제 문제와 관련해 양국 정상회담에서 추가 진전이 있을지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한일 외교 라인은 앞으로도 경제 현안과 국민 정서를 모두 고려한 긴밀 조율에 나설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