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파운데이션 모델도 생존 경쟁”…네이버·SKT 등 5개팀, 정부 지원 두고 격돌
AI 파운데이션 모델의 국산화를 놓고 정부가 주도하는 대규모 경쟁 체제가 IT 업계의 판도를 흔들고 있다. 네이버클라우드, 업스테이지, SK텔레콤, NC AI, LG경영개발원 AI연구원으로 구성된 5개 정예팀이 ‘서바이벌’ 방식으로 선발, 2026년까지 순차적으로 두 팀으로 압축된다. 6개월마다 실력 검증을 거쳐 GPU와 데이터, 인재 등 정부 지원 규모가 결정되며, 업계는 현장 테스트와 글로벌 모델 수준의 엄격한 벤치마크 기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독자 AI 모델 기술력과 응용 가치를 높여 대한민국 AI 생태계의 근간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을 내걸었고, 시장에서는 “AI 주도권을 판가름할 분수령”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최근 6개월 이내 출시된 글로벌 AI 모델 대비 95% 이상 성능 확보를 목표로, 5개 정예팀에 GPU, 학습 데이터, 우수 연구인력 등을 차등 지원한다. 연말 각 팀이 개발한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공개할 예정이며, 이후 6개월 주기로 단계평가를 실시한다. 지원 규모는 단계마다 줄어들어, 2027년에는 최종 두 팀만 최상위 지원을 받게 된다. 탈락팀도 공공 분야 AI·AX(인공지능 기반 데이터 전환) 사업 등에 참여 기회를 얻는다. GPU는 서비스형 제도를 활용해 팀별로 차등 공급되며, 데이터 역시 저작권 이슈를 최소화하기 위해 공공기관과의 협력을 우선시하고, 필요시 저작권 비용을 공식 지급하는 방식이 도입된다.

핵심 평가지표는 글로벌 AI 벤치마크 성능, 자체 테스트셋 결과, 대국민·전문가 콘테스트 등으로 구체화된다. 정부는 무빙 타겟(유동적 목표) 방식을 적용해, 단계평가마다 새로운 기술 목표를 정예팀과 협의해 제시한다. 특히 AI 성능 급변에 따라 평가 기준도 유연하게 조정될 방침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기존 대형 언어모델(LLM) 개발 중심에서 현장 적용성, 데이터 활용 다양성, 산업별 특화 가능성이 실제 경쟁력을 좌우할 것으로 본다.
지원 기업의 규모와 역량편차, 스타트업의 GPU 접근성 한계 등도 쟁점이다. 정부는 이번 사업에서 민간 클라우드 인프라와 기존 GPU 보유 자원을 활용, 인프라 접근성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올해 1조4600억원 규모의 GPU 구매 트랙도 별도로 운영해, 공공 목적 GPU 확보를 병행한다.
인재지원은 엄격한 기준을 적용, 업스테이지만 신청 기준에 부합해 포함됐다. 고급 AI 인재는 세계 100위권 대학 10년 이상 경력 또는 글로벌 빅테크 7년 이상 프로젝트 리더 등으로 제한했다. 데이터 지원 역시 저작권 보호와 개인정보 이슈가 병존해, 신뢰성 높은 공공 데이터 우선 확보와 적정 비용 지급을 병행한다.
AI 파운데이션 경쟁은 이미 글로벌 IT 대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는 분야다. 오픈AI, 구글, 메타 등은 자체 대형 언어 모델로 선점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각국 정부도 국가차원의 AI 투자와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반면 국내는 대기업과 스타트업, 연구기관을 망라한 컨소시엄 구조로 민관 협력을 추진하는 점이 차별화된다.
전문가들은 “모델 개발 속도와 성능도 중요하지만, 실제 산업 현장에 적합한 AI 활용성과 데이터·인재 에코시스템 구축이 성공여부를 가를 것”이라며 “정부의 주도적 투자와 엄정한 경쟁체계가 국내 AI 산업 혁신의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산업계는 이번 AI 파운데이션 모델 경쟁이 실질적 성과로 이어질지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