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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문불출 행보 속 건강악화 내세워 소환 불응”…윤석열, 김건희특검 조사도 사실상 거부
정치

“두문불출 행보 속 건강악화 내세워 소환 불응”…윤석열, 김건희특검 조사도 사실상 거부

이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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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악화를 내세운 윤석열 전 대통령의 소환 불응 기류가 김건희 특검 수사에서도 이어질 전망이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29일 소환을 통보했으나, 윤 전 대통령은 대면조사에 응하지 않을 태세를 굳히면서 정치권이 다시 한 번 긴장 속에 빠졌다.

 

27일 윤석열 전 대통령 측과 서울구치소 관계자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몸 상태 악화로 특검 조사에 출석이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이미 10일 내란·외환 혐의로 구속된 뒤 거동이 힘든 수준에 이르렀고, 기존 내란특검 조사와 법원 재판에도 건강 문제를 이유로 불응해왔다. 앞서 열린 구속적부심사 심문에서는 "지병인 당뇨와 간수치 이상으로 식사와 운동 모두 어렵다"며 석방 필요성을 직접 호소한 바 있다. 지난 23일에도 재판부에 건강상 사유로 출석이 불가하다는 의견서를 변호인단을 통해 제출했다.

민중기 특검팀은 서울구치소 측에 이날 오전 10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첫 피의자 조사를 위한 수사 협조 요청서를 보냈다. 출석 요구서에는 명태균 공천개입 의혹 관련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가 명시됐다. 2022년 대선 국면에서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불법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는 조건으로 보궐선거에 김영선 전 의원을 공천시켰다는 의혹이 이 사안의 핵심이다. 공개된 통화 녹취록 내용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국민의힘 공천 발표 전날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는 발언과 함께 공관위원장까지 직접 설득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공천개입 의혹 외에도,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개입 관련 허위 해명 논란 등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은 2021년 경선 토론회에서 "한 네 달 정도 맡겼는데 손실이 났다"고 해명했으나, 시민단체가 허위 사실 공표 혐의로 선거법 위반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특검팀은 이 부분 역시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수사에 착수했다.

 

정치권에서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모두 특검 수사 대상에 올랐다는 점, 특히 윤 전 대통령이 평소 김건희 여사 관련 사안에 적극 임해온 전례가 있어 이번 소환에는 직접 응할지 관심이 쏠렸다. 실제로 21일 소환 통보 이후엔 법률대리인을 통해 별도 입장문까지 냈고, 특검팀 역시 김 여사에 대해선 다음달 6일 출석을 요청하며 일정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그러나 윤 전 대통령은 현재까지 건강 문제로 체포 및 소환 요구에 불응해왔고, 이번 조사 역시 신병상태를 내세운 방어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다만 변호인을 통해 "김 여사의 특검 수사에 잘 대응하라"는 주문만 남긴 것으로 전해진다.

 

특검팀은 관련 의혹의 실체 규명을 위해 전·현직 의원 및 핵심 인물 소환조사와 압수수색을 확대하고 있다. 명태균씨에게는 28일 출석을 통보했고, 공천개입 핵심 인물로 지목된 김영선 전 의원과도 일정을 조율 중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윤 전 대통령의 불출석 행보가 정치적 파장을 키울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내란 및 공천개입, 주가조작 등 이중·삼중 혐의가 엮인 현안인 만큼 특검의 강제수사 여부, 여야 공방 격화 가능성에 이목이 쏠린다. 향후 민주당은 고강도 책임론을, 국민의힘 등 여권은 방어 논리를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와 특검 모두 철저한 수사를 예고하며, 다음달 김건희 여사 출석 일정과 함께 윤석열 전 대통령의 후속 대응이 정국의 또다른 진통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이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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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김건희특별검사팀#공직선거법위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