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쿼터 대역전극”…한국 남자하키, 프랑스전 5-6 패배→네이션스컵 첫 경기 불안한 출발
출발의 희열은 오래가지 않았다. 쿠알라룸푸르의 뜨거운 열기 속에서 한국 남자하키 대표팀은 앞서 나가던 순간마다 승리의 예감에 가슴을 조였다. 하지만 시계가 4쿼터로 옮겨간 뒤, 누적된 긴장과 순간의 방심이 승부의 흐름을 바꿔놓았다. 프랑스에 내준 마지막 15분, 땅을 치는 아쉬움과 함께 선수들은 고개를 떨궜다.
15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2025 국제하키연맹 네이션스컵 조별리그 A조 1차전. 한국 남자하키 대표팀은 프랑스와 치른 경기에서 5-6으로 역전패하며 첫 경기에서 불안한 출발을 알렸다. 승리에 대한 갈망을 안고 들어선 선수들은 경기 초반부터 공격적으로 라인을 올렸다. 이정준이 선제골을 만들어냈고, 양지훈과 임도현, 박철언이 잇따라 골망을 흔들었다. 3쿼터가 끝날 무렵, 스코어보드는 5-1을 가리켰다.

그러나 마지막 4쿼터, 프랑스의 거센 반격이 시작됐다. 한국의 수비진은 급격히 흔들렸다. 프랑스 공격수들이 거침없이 쇄도하며 5골을 집중시켰고, 흐름은 단숨에 역전으로 바뀌었다. 전술의 변화와 집중력 저하, 체력적 부담까지 겹쳐 한국은 아무런 저항도 해내지 못하고 무너졌다. 종료 휘슬이 울렸을 때, 스코어는 5-6, 믿을 수 없는 역전패였다.
경기 후 이정준은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유지하지 못해 아쉽다. 남은 경기에서는 팬들께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관중석과 국내 팬들 사이에서는 한순간의 방심이 불러온 쓰라림이 길게 남았다.
네이션스컵에서 우승하는 팀은 FIH 프로리그 출전권을 얻는다. 한국은 16일, 웨일스와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비록 뼈아픈 충격 속에 첫 경기를 마쳤지만, 여전히 남은 시간과 기회는 열려 있다. 무거운 땀방울이 식기도 전, 선수들은 다시 한 번 자신들의 자존심을 건 싸움을 준비하고 있다. 패배의 밤이 남긴 질문은 오롯이 코트 위의 시간으로 이어진다. 대회 속 그 여정은 6월 16일 밤, 현지에서 다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