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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테헤란 새벽을 뒤흔들다”…중동 전운 속 이란 ‘보복 경고’→확전 우려 심화
국제

“이스라엘, 테헤란 새벽을 뒤흔들다”…중동 전운 속 이란 ‘보복 경고’→확전 우려 심화

신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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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薄明)의 시간, 테헤란의 불빛은 지금껏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공포의 불길로 바뀌었다. 6월 13일 새벽, 이스라엘의 전폭기들은 이란 수도의 심장을 강타했다. 밤하늘을 가른 굉음과 번쩍이는 섬광 속에, 테헤란의 고층 아파트와 상업 지구는 무너지고 타올랐다. 그 불안과 겁박이 남긴 유리 파편들 위로, 주민들은 맨발로 거리로 내달렸다. 바람처럼 스친 새벽의 전율과 함께, 도시 전체가 일순간 깊은 두려움에 잠식됐다.

 

이번 이스라엘의 공습은 테헤란 도심 곳곳을 불길로 덮었고, 그 여파로 최소 50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이 중 어린이와 여성도 상당수였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란의 핵개발 야욕을 명확한 위협으로 규정하며, “선제적 조치가 불가피했다”고 천명했다. 타격 목표에는 세계가 주시해온 나탄즈 핵시설과 과학연구 인사들의 거주지가 포함됐다. 이는 이란 우라늄 농축 핵심 기지에 대한 직접적 경고였다.

이스라엘 공습 이후 불타는 테헤란의 아파트 건물 / 연합뉴스
이스라엘 공습 이후 불타는 테헤란의 아파트 건물 / 연합뉴스

이란은 곧바로 강경한 대응을 예고했다.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이스라엘의 대가”를 경고했고, 외무장관 아바스 아라그치는 조국 수호를 위한 전면 동원을 시사했다. 미국 역시 급박하게 움직였다. 미 국무장관과 백악관은 대응 논의에 나섰고, 중동 내 미군 방호와 추가 확전 억제책을 검토했다.

 

사건은 순식간에 국제적 파장을 번졌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이스라엘의 타격이 오히려 이란 내부의 핵무장 여론을 자극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란 핵합의 탈퇴 이후 누적된 불신과 긴장이, 결국 악순환의 고리를 재촉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이란의 우라늄 농축 속도가 오히려 가속화됐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국제사회는 분주하다. 주요국들은 전면전 확산을 막기 위한 외교적 해법에 골몰하고 있으며, 트럼프 전 대통령조차 국제 중재와 핵합의 복원을 언급하고 있다. 그러나 양측의 보복 의지 표명 속에서, 그 평화의 맥박은 지금 위태로운 균형 위에 놓여 있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국경 갈등에 그치지 않는다. 중동이라는 오랜 화약고 중심에서, 이란과 이스라엘의 직접 충돌은 미국은 물론 전 세계 안보 지형에 중대한 변화를 예고한다. 아직은 국지적이지만, 미군의 개입과 추가 보복이 이어질 경우 전면전의 문턱에 가까워질 수 있음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아직도 테헤란 시민들은 불타는 새벽 풍경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오늘 새벽, 세계의 시선이 중동을 다시 주목하는 이유이다.

신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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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란#네타냐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