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입법부 우습게 보이나”…김병기, 홈플러스 사태에 MBK 김병주 강력 비판

윤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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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법부와 자본의 충돌이 다시 한 번 정치권의 중심에 섰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가 15일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해 MBK 파트너스 김병주 회장을 정조준하며 정면 충돌을 예고했다. MBK의 최근 인수자 공개 모집 전환 방침을 두고 ‘먹튀 시나리오’ 의혹을 제기한 가운데, 국민연금 등 공적 자금의 투자금 회수까지 촉구하며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이날 김병기 원내대표는 “김병주 회장이 입법부가 우습냐”며 강도 높은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MBK 파트너스가 국민과 국회를 기만했다. 김병주 회장은 불과 며칠 전 ‘우선협상 대상자가 있다. 점포 폐업을 유예하겠다’고 말했지만, 어제 정무위 국감에서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런 말을 한 증거가 나오면 책임을 지느냐”고 반문하며, “민주당과 회의 직후 말을 뒤집고 인수자 공개모집으로 전환한 점을 들어, 이는 11월 10일까지 인수자를 찾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니 ‘손 털고 떠나려는 파렴치한 먹튀 시나리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 원내대표는 “정무위 국감에서 김병주 회장이 사재 5천억원 출연을 강조했으나, 실상은 조건부이거나 보증에 불과하다. 사회적 책임을 운운하면서 자기 돈을 한 푼도 제대로 쓰지 않으려는 태도를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공정위, 금융위, 금감원 등 관계기관에 MBK에 대한 엄중한 제재를 강력히 촉구한다. 국민연금 등 금융기관들도 스튜어드십 코드 원칙과 사회적 책임 원칙에 입각해 MBK 투자금 회수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치권의 공방은 이에 그치지 않았다. 김병주 회장은 전날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홈플러스 기업회생 사태와 관련, 의사 결정에 직접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은 MBK의 ‘책임 회피’와 ‘먹튀 전략’을 집중 비판하며 여론전에 나서는 모양새다. 국민의힘은 신중한 입장을 보이면서도, 향후 국회 차원의 관련 논의에 주목하고 있다.

 

MBK와 홈플러스를 둘러싼 정쟁은 단순한 기업 구조조정 문제를 넘어 사회적 책임과 공적 자금 운용에 대한 본질적 논쟁으로 확산되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사모펀드와 투자기관의 사회책임 원칙, 그리고 국회-자본 간 견제 구도에서 촉발된 새 갈등”이라는 평가도 제기된다.

 

정치권은 앞으로도 홈플러스 매각 및 회생 절차, 그리고 MBK한테 투입된 투자금 회수 문제를 두고 치열한 논쟁을 이어갈 전망이다. 국회와 정부는 스튜어드십 코드 적용 등 공적 자금의 관리 책임을 강화하는 동시에, 향후 관련 사태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나설 계획이다.

윤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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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mbk파트너스#홈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