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 무대 사라지는 태극전사”…손흥민 이적·황희찬 흔들→한국인 0명 가능성 고조
비 내리는 런던에서 토트넘 홈구장의 응원가가 잦아들던 순간, 손흥민의 마지막 경기를 바라본 관중들의 표정엔 아쉬움이 짙게 남았다. 지난 시즌 UEFA 유로파리그 우승이라는 드라마의 주역이자 10년 동안 프리미어리그를 빛낸 손흥민이 MLS LAFC로 이적을 확정하고 떠난 뒷모습, 그 주변을 에워싼 소문은 EPL 한국인 프런트의 마지막 불씨마저 흔들리는 듯했다. 황희찬마저 울버햄프턴에서 부진과 부상, 출전 기회 축소의 악재가 겹치면서, 프리미어리그의 '코리안리거'는 역사의 한 페이지로 남을 위기에 처해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한국 선수들은 오랫동안 세계 무대의 존재감을 알렸다.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주축 공격수로 맹활약한 끝에, 유로파리그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데 앞장섰다. 하지만 북중미 월드컵을 향한 새로운 도전을 위해 미국 MLS LAFC로 향한다고 직접 밝혔다. 황희찬의 고군분투도 팬들의 안타까움을 더한다. 지난해 12골을 성공시키며 득점 랭킹 상위권을 기록했지만 이번 시즌 선발 자리 이탈과 연이은 부상에 시달리면서, 복귀 이후 11경기 중 4경기만 교체로 출전했다. 울버햄프턴 이적설에 현지 매체와 이적시장 전문가도 무게를 실었고, 챔피언십 팀 버밍엄 시티가 영입에 관심을 보인다는 보도까지 이어졌다.

이러한 흐름에 양민혁은 토트넘 복귀 후 포츠머스 FC로 임대돼 영국 무대 적응과 경험을 쌓기로 했다. EPL에서 한국인 선수의 공백이 점점 현실이 되는 모양새다. 북한 김민재, 이재성, 이강인이 각각 독일과 프랑스 리그에서 활약을 이어가고 있지만, 올 시즌 EPL에서 한국인 선수의 명단이 빠질 가능성은 이제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편 잉글랜드 무대의 다음 주자를 노리는 박승수의 움직임도 주목된다. 뉴캐슬 유나이티드로 이적한 18세 윙어 박승수는 프리시즌 친선 경기에서 선발 출전하며 기량을 시험받았다. 아직 1군 무대 정식 등록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기대와 신중한 전망이 교차한다. 박승수의 데뷔가 현실이 된다면, 팀을 넘어 EPL 전체에서 16번째 한국인 프리미어리거의 명예를 이어가게 된다.
축구 꿈나무와 팬 모두의 눈길이 앞으로의 EPL 한국인 도전을 향하고 있다. 관중석을 메운 팬들의 응원, 역사적 장면을 함께 했던 감동은 한동안 아쉬움을 남길 전망이다. 변화의 기로에 선 한국인 선수들의 행보는 2025-2026시즌 EPL 무대를 지켜볼 국내외 축구팬들 마음에 진한 여운을 남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