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던인물史 미스터.리, 요정 권력의 심연”…백석·김영한 애틋한 사랑→기억의 상흔 유발
묵직한 비밀과 애틋한 서사가 교차하는 ‘모-던인물史 미스터.리’가 시청자 마음속 깊은 곳을 두드렸다. 베일에 싸인 요정의 담장 너머, 권력과 사랑의 기억이 고요하게 다시 살아났다. 벨벳 소파에 남겨진 담배 연기, 조명에 스며든 권력자와 여장부의 감정은 시린 이별과 변하지 않는 대화의 흔적을 남겼다.
방송에서는 일제강점기와 해방기가 뒤섞인 혼돈의 시대, 요정이 단순한 음식점이 아니라 정경유착과 정치적 타협, 때로는 결정적 결렬이 이뤄지는 비공식 무대였음을 다층적으로 드러냈다. 대통령리더십연구원 최진 원장과 실제 요정 경영자들이 전하는 증언과 인터뷰는, 빛과 그림자가 교차한 그 시절의 풍경을 한층 생생하게 비춰줬다.

특히 백석 시인이 ‘자야’라 부른 연인 김영한과의 러브스토리가 깊은 울림을 남겼다. 대원각을 운영했던 김영한은 여성 경영인으로서의 슬기와 단단함을 보여주었고, 권력자들을 맞아들이던 단단한 삶이 곧 시대의 아픔과 희망을 상징했다. 두 사람의 애틋한 만남과 이별, 그 순간마다 남겨진 서사는 오랜 기다림의 의미를 되새기게 만들었다.
또한 ‘삼청각’과 박정희 대통령 시해 사건을 둘러싼 ‘안가’의 실체 등, 시대를 움직였던 비밀 공간들의 내막까지 낱낱이 조명됐다. 스페셜 게스트 최진 원장은 “요정에서 반드시 지켜야 할 기밀이 있었다”며, 권력의 막후에서 펼쳐진 치열하고 고독한 삶을 사실적으로 전달했다. 여장부들의 단호함과 권력의 숨은 결정장면, 그리고 까맣게 잊힌 사랑의 흔적까지, 방송은 세월을 건너온 진실을 차분히 풀어냈다.
이렇듯 ‘모-던인물史 미스터.리’는 한동안 입을 닫고 있던 요정의 기억을 조명하며, 사라진 권력과 애틋한 이별, 그리고 한 시대의 깊은 상흔을 소환했다. 화려한 외관 이면에 숨겨진 진실을 꺼내어, 오늘밤 또 한 번 시청자와 함께 감정의 깊이를 나눈다. 엔터테인먼트적인 매력과 시대적 서사를 동시에 엮은 이날 방송은 15일 오후 8시 50분 TV CHOSUN을 통해 공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