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웅, CD 없는 용기”…데뷔 9주년 제주도 밤하늘을 흔든 소신→팬덤에 던진 질문
임영웅이 음악과 진심의 경계에서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 데뷔 9주년을 맞아 스스로를 밀어붙이지 않고, 잠시 멈춰 돌아보는 의미를 담아낸 임영웅은 앨범의 본질을 다시 묻는 도전을 시작했다. 2016년 ‘미워요’로 대중 앞에 선 임영웅은 22곡을 발표하며 틀에 박힌 관행과 상업적 기준을 벗어나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구축했다.
그의 길은 경쟁의 사다리를 힘겹게 오르던 ‘꽃들에게 희망을’ 속 애벌레와도 닮아 있다. 누군가를 밀치며 억지로 정상을 향하기보다, 번데기가 돼 나비가 되는 또 다른 길을 향하는 용기를 보여주었다. 직접 남긴 진심 어린 메시지와 스토리텔링으로 채운 앨범북에서 임영웅은 음악 소비의 의미를 되묻는다. 아날로그 CD는 더 이상 음악을 듣는 수단이 아니라는 단호한 선택에서, 팬들과 건강한 문화로 나아가려는 깊은 고민이 느껴진다.

‘사랑은 늘 도망가’, ‘별빛같은 나의 사랑아’, ‘이제 나만 믿어요’로 국민적 애창곡 리스트의 역사를 바꾼 임영웅은, 멜론 누적 120억 스트리밍이라는 기록으로 솔로 가수라는 한계를 무의미하게 만들었다. CD 없는 앨범 ‘IM_HERO2’는 그가 내팽개칠 수 있었던 음반 판매의 달콤한 유혹을 넘어, 본연의 음악을 대하는 사람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며 궁극의 목표를 따라가는 여정의 결과다.
아이돌식 앨범 판매 경쟁에 얽매이지 않고, 팬덤 영웅시대 역시 자유로운 응원과 구매 방식을 즐길 수 있다. 자신과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무뎌지지 않는 진정성과 변화의 날카로움이 임영웅만의 길임을 실천으로 보여주고 있다. 65만 명을 매료시킨 전국투어와 ‘RE:Cital’ 등 공연 역시 단순한 숫자의 나열이 아니라, 무대 그 이상을 새롭게 정의 내린 순간들만 남았다.
임영웅은 “함께 걸어주는 것이야말로 함께 살아간다는 진정한 의미”라는 말을 남겼다. 경쟁의 파도 대신 묵묵한 걸음으로, 달콤한 유혹 대신 본질에 충실한 음악으로, 그는 긴 호흡의 영웅적 존재임을 새기고 있다. 트로트는 임영웅 이전과 이후로 나뉠 것이다. CD 없는 앨범이라는 의미 있는 실험은 팬덤 영웅시대와 함께 새로운 10주년, 20주년을 향한 비상(飛上)의 서막이다.
오는 8월 29일 발매 예정인 2집 ‘IM_HERO2’는 앨범북 형식으로 공개된다. 임영웅이 직접 남긴 메시지와 제작 과정이 담긴 앨범북을 통해 시대의 흐름에 맞춘 소통의 방식을 제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