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게임이 닌텐도 앞질렀다”…게임스컴 2025서 아시아 IP 파워 입증
AI 기술과 대형 IP(지식재산권)의 결합이 글로벌 게임산업 지형을 새로 그리고 있다. 크래프톤, 펄어비스 등 국내 대형 게임사가 2025년 독일 쾰른에서 열린 ‘게임스컴 2025’에 대거 참가하며, 한국과 아시아 메이저 게임산업의 위상이 서구를 압도하는 변곡점으로 주목받았다. 업계에서는 이번 게임쇼를 'K-게임 글로벌 영향력 가속화'와 'IP 중심 산업재편'의 분기점으로 본다.
이번 게임스컴은 8월 20일부터 25일까지 역대 최대 규모로 열렸다. 크래프톤, 펄어비스, 넷마블몬스터, 네오위즈, 엔씨소프트, 카카오게임즈, 위메이드맥스 등 주요 국내사가 대형 부스를 앞세워 참가했으며, 닌텐도, 유비소프트, 캡콤 등 글로벌 리더 기업까지 총출동했다. 특히 크래프톤의 ‘inZOI(인조이)’는 인공지능(AI) 기반 감정 연산과 대화를 접목해, 기존 생활 시뮬레이션 장르의 한계를 극복한 사례로 주목받았다. AI가 캐릭터의 행동과 대사를 자율 판단, 실제 인간과 유사한 경험을 제공하면서 해외 미디어와 관람객이 몰렸다. 펄어비스의 ‘붉은사막’은 자체 엔진으로 구현한 고품질 그래픽과 실시간 기상 효과, 대규모 전투로 관람객 줄이 최대 120분을 넘기며 흥행성을 확인했다.

기술적으로는 실시간 렌더링, AI 감정 연산, 햅틱 및 무안경 3D 디스플레이 등 신세대 인터랙티브 기술이 동시에 집약됐다. 카카오게임즈 오션드라이브 스튜디오의 ‘갓 세이브 버밍엄’은 트레일러 영상이 100만뷰를 넘기며 서구시장에서도 화제를 모았고, 네오위즈 ‘안녕서울: 이태원편’은 글로벌 인디게임 시상식에서 ‘베스트 게임’에 선정되며 한국산 IP의 확장성을 입증했다. 넷마블몬스터는 삼성전자와 협업해 무안경 3D 모니터와 최신 스마트폰 등 IT기기와의 융합 시연도 수행했다.
시장성과 면에서도 두각이 뚜렷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원한 B2B 공동관에선 11개 중소 개발사가 실시간 상담 513건, 약 1억4000만달러(1937억원) 규모 계약 성과를 올렸다. B2C관에는 원웨이티켓스튜디오, 스튜디오비비비 등 신생 게임사도 참가해 다양한 작품을 알렸다. 산업계 리더들은 “올해 게임스컴은 단순 대작 발표를 넘어, 오랜 기간 축적된 IP의 생존력, 서브컬처 등 취향 저격형 게임의 부상이 명확했다”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비교에서도 한국 기업의 신작과 부스 규모는 닌텐도를 비롯한 일본, 유럽 메이저를 상회해, “서구 중심 게임산업 구도가 본격적으로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가 많았다. 실제로 크래프톤, 펄어비스 부스는 참가자의 체험 대기 시간, 미디어 주목도 모두 역대 최고치를 기록해 시장 영향력을 실감케 했다. 업계 관계자는 “명작 IP의 장기적 서비스, 다양한 파트너십과 기술 융합이 산업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고 진단했다.
업계에서는 게임산업 내 인공지능(AI) 활용확대와 IP 중심 장기 운영 모델이 강화될 것으로 내다본다. 하지만 글로벌 저작권, 데이터 규제, 현지화 정책은 여전히 높은 허들로 남아 있다. 전문가들은 “새로운 팬덤 기반 게임 생태계 조성의 열쇠는 기술혁신과 IP 육성, 규제 정비에 달렸다”고 분석했다. 산업계는 K-게임이 실제 글로벌 시장에 뿌리내릴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