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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 퀴리 삼중주, 초록빛 운명”…김소향·박혜나·김려원 명불허전 만남→심장을 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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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 퀴리 삼중주, 초록빛 운명”…김소향·박혜나·김려원 명불허전 만남→심장을 흔든다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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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위에 스며든 초록빛이 객석을 감싸며, 김소향, 박혜나, 김려원이 오롯이 품은 마리 퀴리의 결연한 눈빛이 새로운 계절을 예고했다. 번뜩이는 연구의 순간과 묵묵히 쌓인 고독, 그리고 용기와 집념이 촘촘히 스며드는 대사 속에서 각 배우의 세밀한 내면 연기가 드러났다. 이들이 함께 올리는 ‘마리 퀴리’는 익숙하면서도 한계를 뛰어넘는 서사의 미학, 관객에게 묵직한 전율을 안긴다.

 

김소향은 오랜 시간 마리 퀴리와 함께 호흡해온 노련함으로, 한층 깊어진 결단과 감정선을 보여줬다. 유려한 목소리와 절제된 움직임, 여유 있는 표정에선 인간 마리의 연약함과 불굴의 의지가 동시에 피어난다. 반면 박혜나는 대중들에게 익숙한 강렬함을 기저에 두면서도, 편견과 상처를 유쾌하고 집요하게 이겨내는 여성의 새로운 이미지를 색다른 해석으로 펼쳤다. 김려원은 섬세하면서도 강인한 모습 속 따뜻함과 진정성이 살아 있어, 세 사람이 하나씩 더해내는 각자의 빛은 어느 때보다 눈부시게 교차한다.

“김소향·박혜나·김려원 파격 변신”…마리 퀴리, 압도적 라인업→네 번째 시즌 기대감 / 라이브(주)
“김소향·박혜나·김려원 파격 변신”…마리 퀴리, 압도적 라인업→네 번째 시즌 기대감 / 라이브(주)

공장의 라듐시계 직공 안느 코발스카 역 또한 이번 시즌을 풍성하게 채운다. 강혜인은 지난 무대의 감정을 이어가며 성숙해진 깊이를, 이봄소리는 다시 찾은 에너지로 극의 중심을 잡았다. 신예 전민지는 신선함과 집중력을 바탕으로 캐릭터의 성장 과정을 입체적으로 담아내 관객을 몰입시킨다. 새롭게 무대에 오르는 테이와 차윤해, 박시원, 강태을 등 주요 배역들도 새로운 목소리와 얼굴을 통해 ‘마리 퀴리’가 품은 다양하고 굵직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주제 의식과 감성은 한층 넓어졌다. 과학자, 여성, 이민자로 여러 경계를 넘나든 마리 퀴리의 복합적인 운명, 그리고 라듐이 안긴 빛과 그림자가 실제 역사와 상상력 사이에서 긴장감 있게 어우러진다. 라듐걸스의 고뇌와 희망, 첫 여성 노벨상 수상자라는 상징성, 연구 성취 이면의 상처까지 무대 위에 생생하게 녹아든다. 진짜 인물에 가까운 캐릭터 포스터부터 1인2역, 교차되는 배우들의 움직임, 7인조 밴드가 만들어내는 음악적 여운이 올여름 새로운 극적 쾌감을 완성한다.

 

지난 해외 무대 활동 또한 신화처럼 남았다. 영국 웨스트엔드 현지 프로덕션 장기 공연, 신작 뮤지컬 부문 노미네이트, 음악과 연기에 대한 수많은 찬사가 ‘K-뮤지컬’의 차별화된 감성과 내공을 입증했다. 이번 시즌에서는 오리지널 팀의 에너지와 신선한 합류 멤버들이 조각처럼 어우러져 2024년 서울에서 또 한 번 진한 감동에 불을 지필 예정이다.

 

찬연하게 쏟아지는 초록빛 조명, 무대 위에서 흘러넘치는 진심 어린 음악, 그리고 그 안의 삶을 걸어온 인물들이 다시 한 번 관객의 심장을 두드린다. 무겁고도 빛나는 이야기들을 이끄는 ‘마리 퀴리’ 네 번째 시즌은 7월 25일부터 서울 강남구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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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향#마리퀴리#박혜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