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개혁압력 속 국영기업 구조조정”…스리랑카, 성장률 둔화에 긴장감 고조→공무원 감축 불가피하나
여름 볕이 따가운 콜롬보 거리에서, 스리랑카의 변화된 공기는 국가 경제의 전환점을 예감케 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개혁 요구가 현실로 닥친 아침, 정부는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4.8%를 기록했음을 알렸다. 오랜 침체 끝에 맞고 있는 회복의 아지랑이 속에서도, 개혁의 바람 앞에 내딛는 걸음은 결코 가볍지 않다.
이제 스리랑카 정부는 국영기업의 축소와 공무원 감축이라는 구조조정의 새 흐름을 시작한다. 아누라 디사나야케 대통령은 콜롬보 연설에서 과거 국가의 사회경제적 필요에 설립되었던 국영기업들과 150만 명에 이르는 공무원 규모가 현재의 경제 현실에 맞지 않는다는 사실을 또렷이 밝혔다. 그는 이미 일부 국영기업의 폐쇄가 결정되었음을 알렸지만, 구체적인 명단은 조심스레 가렸다. 한편, 에너지와 금융 등 경제 핵심 분야는 국영의 틀을 유지하되, 만성 적자의 그림자가 깊던 국영기업에 한해 IMF의 구조조정 조건을 수용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기억해야 할 점은, 스리랑카는 2022년 치명적 국가부도 이후 IMF로부터 29억달러 규모의 구제금융을 받으며 절박한 구조개혁의 길에 들어섰다는 것이다. 작년 GDP가 겨우 5.0% 성장으로 돌아섰으나, 이번 1분기 성장률(4.8%)은 전분기(5.4%)와 지난해 같은 기간(5.3%)에 비해 다소 둔화된 수치다. 이전 2022년과 2023년 연간 성장률이 각각 –7.3%, –2.3%의 역성장이었다는 사실은, 지금의 성장세가 아직 불안정한 회복임을 시사한다.
인내의 시간을 건너 온 스리랑카 정부는 IMF 개혁압력을 지속적으로 받아왔다. 디사나야케 대통령은 당초 IMF 협상안 중 일부를 재조정할 것이라 약속했으나, 집권 이후 “국가경제 스스로 채무를 감당가능한 수준까지 반드시 성장시키겠다”는 원안 이행 의지로 급선회했다. IMF와의 약속은 이제 새로운 현실이다.
이번 정부의 조처는 단순한 구조조정 그 이상이다. 마지막 IMF 구제금융이란 상징적 의의를 실현하기 위해, 재정 건전성을 강화하고 경기 회복의 불씨를 되살리겠다는 의지가 절박하게 스며든다. 국제사회는 스리랑카의 강도 높은 개혁이 남아시아의 또 다른 분수령이 될지, 혹은 새로운 정치·경제적 도전의 서막이 될지 주목하고 있다. 사회 곳곳에서 공공부문 감축이 가져올 파장에 대한 우려와 기대가 교차하며, 대통령의 의지가 향후 불확실한 풍랑을 통과할 수 있을지, 스리랑카 국민들은 진중한 눈길로 나라의 선택을 지켜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