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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EC, 디지털·AI 고위급 협의체 정례화”…21개국 협력 선언
IT/바이오

“APEC, 디지털·AI 고위급 협의체 정례화”…21개국 협력 선언

장예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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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21개 회원국이 디지털 및 인공지능(AI) 분야 협력의 제도적 기반을 공식화하며, 글로벌 디지털 생태계 구축에 한걸음 다가섰다. 4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APEC 디지털·AI 장관회의’에서는 각국 장관들이 참석한 가운데 역내 디지털·AI 고위급 협의체 정례화에 합의하는 공동 선언문이 채택됐다. 이로써 APEC 회원국 간 혁신 촉진과 신뢰 기반 형성 경쟁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했다는 평가다.

 

이날 회의에는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의장으로 참여해, APEC 내 정보통신실무그룹(TELWG), 디지털경제운영그룹(DESG), 기업자문위원회(ABAC) 등 기존 실무조직과 연계된 새로운 고위급 협의 플랫폼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배 장관은 “APEC 회원경제 간 정책적 우선순위에도 불구, 역내 디지털·AI 정책을 공식 합의 수준에 올려놓은 것은 산업 질서 재편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합의된 선언문에는 “보편적 연결성 확대”, “안전하고 신뢰받는 디지털 생태계 구축”, “공동의 도전과제 대응” 등 AI 및 디지털 기술 전환시대의 글로벌 비전을 담았다. 각국은 공동 연구 프로젝트, 국제 표준화 협력 등 구체적 협업을 추진할 채널로서 이번 협의체를 활용하게 된다. 특히 올해 정례화된 장관회의는 향후 APEC 정상회의에서도 디지털 혁신 관련 논의의 무게를 실질적으로 강화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이번 APEC 공동 선언은 미국, 중국, 일본 등 경제 대국부터 신흥국까지 21개국이 한목소리로 협력의 필요성을 명문화한 점에서 차별화된다. 글로벌 무역 질서와 데이터 경제, AI 안전성 논의가 각국마다 온도차를 보이는 가운데, 상시 협의 구조를 마련한 것은 향후 제도 표준화 경쟁에서도 아태권의 영향력 확대를 시사한다. 미국 백악관, 중국 산업정보화부 등 주요 정책 기관뿐만 아니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오픈AI, 엔비디아 등 글로벌 테크기업이 협력에 동참한다는 점도 주목된다.

 

규제와 시장질서 측면에서도, APEC 회원국들은 각국 디지털·AI 정책의 접점을 찾아 데이터 보안, 공정경쟁, 기술 윤리 등 글로벌 난제 해소를 위한 논의도 이어갈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과기정통부 주간으로 10일간 ‘APEC 디지털 위크’가 개최되며, 5일에는 세계은행과 공동으로 ‘글로벌 디지털·AI 포럼’이 연다.

 

전문가들은 “APEC 고위급 협의체 정례화는 글로벌 AI·디지털 거버넌스 경쟁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한국 포함 역내국이 차세대 표준 논의에 미치는 영향력이 한층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산업계는 이번 협력 기조가 실효성 있는 프로젝트, 규제 조화로 이어질지를 주시하고 있다.

장예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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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ec#디지털ai#배경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