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호 교통사고의 기억”…원티드 멤버들의 고백→21년째 남은 슬픔의 그림자
무대를 밝히던 목소리는 시간의 흐름 속에 조용히 묻혔다. 그룹 원티드의 멤버 서재호는 누구보다 뜨겁게 살아있던 청춘이었으나, 공연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운명을 달리했다. 졸음에 겨운 매니저의 운전으로 빚어진 참사는 2004년 여름, 많은 이들을 슬픔에 잠기게 했다. 남은 멤버들과 함께 하던 길 위에서 그의 생은 허망하게 스러졌고, 동료들은 중상을 입으며 눈앞에서 친구를 잃는 고통을 겪었다.
서재호는 세븐데이즈와 4U로 활동했던 하동균, 전상환, 김재석과 함께 원티드로 재탄생했다. 데뷔와 동시에 타이틀곡 '발작'으로 음악 차트 상위를 휩쓸며 주목받았다. 하지만 인기는 오래가지 못했고, 서재호의 죽음으로 그룹의 여정 역시 갑작스러운 이별을 마주해야만 했다. 이후 미공개 곡 ‘플라이 투 더 문’이 조용히 세상에 나와 팬들의 그리움을 대신 전했다. 원티드는 시간이 흐른 뒤 세븐데이즈 시절 인연인 이정이 합류하면서 다시 무대에 서기도 했다.

사고로부터 21년이 흐른 지금, 이정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떠난 친구를 기억하고 있다. 최근 그는 웹 콘텐츠를 통해 "2004년쯤 함께했던 멤버를 떠나보내며 허리 쪽에 친구를 위한 레터링 문신을 새겼다"고 담담하게 털어놨다. 연예계 활동에 대한 회의감과 지친 마음을 안고 제주도로 떠난 뒤, 자신의 선택과 후회를 문신에 새기며 서재호와의 우정을 잊지 않겠다는 다짐을 보여줬다.
기억은 시간이 지나도 흩어지지 않는다. 동료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아픔을 품고 살아가며, 팬들은 여전히 무대 위의 서재호를 떠올린다. 이처럼 세월이 흘러도 지워지지 않는 그리움과 안타까움은 음악과 기억, 그리고 문신이란 흔적 속에 오래도록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