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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호승·란독마이, ‘핑거 페인트’에 젖어”…국경 너머 청춘 감성→귀 기울인 순간의 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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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호승·란독마이, ‘핑거 페인트’에 젖어”…국경 너머 청춘 감성→귀 기울인 순간의 온기

이도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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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햇살처럼 말갛게 번진 선율, 설(SURL) 설호승과 태국 인디팝 듀오 란독마이의 감성이 ‘핑거 페인트’라는 이름 아래 섬세하게 포개졌다. 도톰한 신스와 빈티지 어쿠스틱 사운드가 흐르는 곡 한가운데, 두 사람의 목소리는 마치 서로를 그리워하는 서로 다른 시간대 속 존재들이 마주한 듯, 잔잔한 온기로 청자를 감쌌다. “우리는 여전히 같은 색을 칠하고 있다”는 가사에 이르면 어릴 적 기억들은 익숙한 풍경으로 되살아났고, 떨어져 있음에도 마음이 연결된 듯한 묘한 여운을 남겼다.

 

공개된 신곡 ‘핑거 페인트’는 어린 시절의 촉감과, 헤어졌다가 다시 만나는 순간을 드림팝의 온도에 담아냈다. 설호승의 담백한 목소리가 란독마이의 부드러운 사운드에 실려, 서로 머나먼 거리에 있어도 한 색으로 감정을 공유하는 경험을 건네는 곡이 됐다. 노래는 두 사람이 직접 손가락으로 색을 칠하듯, 물리적 거리조차 서릿하게 지워내는 교감의 힘을 탁월하게 드러냈다. 실제로 란독마이는 스포티파이에서 월간 75만 명이 넘는 리스너를 거느린 태국 인디팝계의 신예로, 최근에는 하입스 출신 제임스 알린과의 협업으로 국내 음악 팬들의 이목도 집중시킨 바 있다.

“몽환 속 부드러운 연결”…설(SURL) 설호승·란독마이, ‘핑거 페인트’→국경 넘어 따스한 감성
“몽환 속 부드러운 연결”…설(SURL) 설호승·란독마이, ‘핑거 페인트’→국경 넘어 따스한 감성

비주얼라이저 영상도 기대를 더한다. 이날 오후 9시에 공개될 이 영상에서 란독마이와 설호승은 태국의 들판, 그리고 한국의 산과 숲 사이를 걷는다. 두 사람이 서로 다른 자연을 걷더라도, 교차 편집된 풍경 속에서는 계절도 빛깔도 가까워지며 낯선 시간이 교감의 순간으로 다가온다. 음모리의 감성이 영상을 통해 배가돼, 곡이 품은 잔잔하고 다감한 메시지는 시각적으로도 깊이 전해진다.

 

엠피엠지 뮤직 측은 이번 협업이, 떨어져 있더라도 마음의 결이 닮아 있는 현대인들의 감각과 잘 맞아떨어지는 작업이었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핑거 페인트’는 란독마이가 6월 10일 내놓는 영어 EP ‘왓 이브?’의 첫 번째 선공개곡이기도 하다. 이전까지 현지어 중심으로 흐르던 태국 음악계의 익숙한 흐름을 넘어, 이 협업이 아시아 음악 신의 경계도 넓혔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낯선 땅의 자연을 걷던 두 뮤지션의 음악적 손끝은 결국 같은 색을 공유했고, 떠오르는 햇살과 저무는 풍경처럼 두 나라의 감정이 하나로 물들었다. 설호승과 란독마이가 서로 다른 언어와 계절, 그리고 공간을 거스르며 완성한 ‘핑거 페인트’는 지금도 국경 너머 닮은 그리움을 지닌 이들의 마음에 잔잔한 물결을 남긴다. ‘핑거 페인트’는 27일 각종 음원 플랫폼에서 정식 공개됐으며, 자연과 일상이 교차하는 비주얼라이저 영상도 이날 오후 9시 공개를 앞두고 있다.

이도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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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호승#란독마이#핑거페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