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 3위 도약”…최혜진, 바람 뚫고 여자 PGA 챔피언십 3R 선전→이민지 단독 선두 견제
긴장감 어린 고요함이 감도는 텍사스의 그린 위, 최혜진은 흔들림 없는 집중력으로 버텼다. 바람이 시시각각 그린을 흔드는 가운데, 그의 스윙은 한 걸음씩 상위권을 향해 가는 집념을 마주했다. 사흘째 치열하게 이어진 PGA 챔피언십, 최혜진의 이름이 새벽의 리더보드 상단에 크게 새겨졌다.
22일 미국 프리스코의 필즈랜치 이스트 코스에서 열린 KPMG 여자 PGA 챔피언십 3라운드에서 최혜진은 버디 3개와 보기, 더블보기 각 1개로 이븐파 72타를 기록했다. 합계 1오버파 217타로 전날 11위에서 공동 3위까지 수직 상승했다.

초반 7번 홀에서 더블보기를 범하는 고비가 있었으나, 그의 반전은 9번 홀 장거리 버디로 시작됐다. 후반 13번 홀 보기 뒤 15번 홀에서 다시 버디를 추가하며 남은 홀을 파로 지키는 뒷심을 발휘했다. 거센 바람 속에서도 점수를 잃지 않았던 그의 플레이는 현장의 숨소리마저 놓치지 않는 집중력의 산물이었다.
이민지는 3라운드에서 단 3명의 언더파 선수 중 하나로, 3언더파 69타를 기록하며 합계 6언더파 210타로 단독 선두를 지켰다. 2라운드 선두였던 지노 티띠꾼은 4타를 잃고 2위에 주저앉았다. 야마시타 미유, 렉시 톰프슨 등도 최혜진과 함께 공동 3위로, 최상위권 대결의 긴장감은 한층 고조됐다.
이소미는 막판 세 홀 연속 보기로 4오버파 공동 10위로 밀렸고, 세계랭킹 1위 넬리 코르다 역시 공동 6위에 이름을 올리며 주요 선수들의 순위가 지속적으로 요동쳤다. 경기 후 최혜진은 “바람이 대회 기간 중 가장 강해서 피곤했지만, 침착하게 치려고 집중했다”고 말했다. 이어 “마지막 라운드도 좋은 성적으로 마치겠다”며 각오를 드러냈다.
최혜진은 올 시즌 LPGA 투어에서 첫 승은 없지만, 최근 3개 대회 연속 톱5에 오르는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번 대회 성적으로 투어 첫 우승에 도전하는 그의 의지는 더욱 단단해졌다. 반면, LPGA 통산 10승과 메이저 2회 우승 경력의 이민지는 시즌 첫 트로피를 눈앞에 두고 있다. 경기 당일 언더파가 단 3명뿐이었을 정도로 코스 난이도와 기상 여건이 까다로웠다.
PGA 챔피언십은 오는 23일 4라운드로 마지막 승부에 들어간다. 선두 이민지와 7타 차, 공동 3위에 오른 최혜진. 팬들은 마지막 홀까지 손에 땀을 쥔 채 응원하고 있다. 대회가 끝난 뒤 최혜진은 귀국해 휴식에 나설 예정이다.
세찬 바람도 이기지 못한 선수의 의지, 새로운 역사 앞에서 숨을 고르는 라운드는 누군가의 기다림과 응원 속에서 펼쳐진다. KPMG 여자 PGA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는 6월 23일 미국에서 열린다. 팬들은 그가 다시 한 번 녹색 그린에서 자신의 이름을 울릴지, 조용히 꿈을 응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