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1회 비만치료제 도전”…동아ST, DA-1726 임상 성과 주목
비만 신약 혁신 경쟁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동아에스티와 자회사 메타비아가 탄력적 체중 감량 효과를 앞세워 차별화에 나섰다. 이들이 개발 중인 ‘DA-1726’은 미국비만학회(ObesityWeek 2025)에서 글로벌 임상 1상 및 전임상 연구 결과가 공개돼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연구진이 밝힌 DA-1726의 임상 1상 결과에 따르면, 비만 성인 대상으로 4주간 주 1회 32밀리그램 용량을 투여했을 때 투약 26일 만에 최대 6.3%(6.8킬로그램), 평균 4.3%(4.0킬로그램)의 체중 감소가 관찰됐다. 허리둘레는 최대 10센티미터 줄었고, 투약 종료 후에도 2주간 감량 효과가 지속됐다.
DA-1726은 옥신토모듈린 유사체 계열로 개발된 신약 후보 물질로, GLP-1 수용체와 글루카곤 수용체에 동시에 작용하는 것이 핵심 차별점이다. 단일 기전 방식과 달리 식욕 억제뿐 아니라 인슐린 분비 촉진, 기초대사량 증가까지 유도해 체중과 혈당을 함께 관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임상에서는 용량-선형적 약동학(체내농도가 용량에 비례해 변화) 특성과 80시간의 반감기가 확인돼, 주 1회 투여 가능성도 뒷받침됐다.

전임상 단계에서는 고지방 식이로 유도한 비만 마우스 모델에서 DA-1726이 경쟁약 티르제파타이드와 비슷한 식이량 조건에서도 기초대사량을 더 크게 높이며 체중·지방 감량 효과를 보였다. 특히, 동일 계열인 펨비두타이드 대비 체중 감소가 유사하게 나타나면서, 지방량 감소-제지방량 보존 등 체성분 개선에도 탁월함을 입증했다. 또 LDL-콜레스테롤, 총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수치 등 대사 지표에서도 유의미한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
비만 치료제 시장은 최근 GLP-1 기반 신약을 중심으로 대형 제약사들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미국, 유럽을 비롯해 티르제파타이드(릴리), 펨비두타이드(암젠) 등 복합기전 후보물질이 임상 단계별로 선점 경쟁 중이다. 이번 동아ST의 임상 데이터는 국내 기업 가운데 글로벌 파이프라인 경쟁력 확보를 모색하는 중요한 계기로 해석되고 있다.
한편, 메타비아는 올해 7월부터 48밀리그램 고용량을 적용한 추가 임상 1상을 8주간 진행 중이다. 연말까지 데이터 확보 뒤 체중 감소 효과와 안전성, 내약성을 검증해 글로벌 시장 진입을 노린다는 전략이다. 만약 이번 임상 데이터가 안전성과 체중 감량 효과를 동시에 충족할 경우, 미국 및 유럽 등에서의 2상·3상 진입이 빨라질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DA-1726이 다양한 수용체를 동시에 타깃한다는 점, 그리고 주 1회 투여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약동학 특성이 비만 환자들의 순응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 글로벌 경쟁 약물 대비 대사 개선 효과, 체성분 변화 등에서 우수한 데이터가 축적될 경우 수요자와 의료계의 선택 폭이 넓어질 것이다.
동아ST 및 메타비아 측은 “임상 1상에서 우수한 안전성과 체중·허리둘레 감소, 심혈관 안전성이 입증됐다”며 “DA-1726의 독자적 기전과 약동학 특성을 바탕으로 주 1회 비만치료제로서의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라 밝혔다.
비만 치료제 시장이 체중 감소 효과 외에도 대사 건강, 환자 편의성, 장기간 안전성 등에서 새 판을 짜는 만큼, 업계는 이번 기술이 실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