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클·소셜캐피털 ‘혁신론’…스테이블코인, 금융 질서 흔들다→세계 경제 패러다임 전환?”
금융 혁신의 서사는 매번 예기치 않은 전조와 함께 시작된다. 2025년 여름, 디지털 화폐 산업의 심장부에 선 제레미 알레어 서클 최고경영자가 내놓은 화두는 금융질서의 지각변동을 알렸다. 그는 스테이블코인을 “역사상 가장 실용적인 화폐 형태”로 규정하며, 아직은 인프라와 개발 생태계가 충분히 무르익지는 않았지만 마치 아이폰이 세상에 첫 발을 디딘 순간처럼 ‘대중적 도약’을 눈앞에 두고 있다고 역설했다.
이 비유는 단순한 수사적 장치가 아니었다. 아이폰이 개발자의 활약과 편리한 개발 도구로 비약적인 성공을 거둔 것처럼, 스테이블코인 역시 다양한 개발자의 참여와 생태계 다양화가 전폭적으로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이 알레어의 통찰이었다. 소셜 캐피털(Social Capital)의 차마스 팔리하피티야 역시 “금융 서비스의 통일 이론”이라는 말로 이 혁신적 기술이 산업계 전반에 가져올 균형과 민주화를 예견했다. 그는 2025년 세계 GDP에 1~3조 달러를 추가하는 파괴적 효과도 내다봤다.

그러나 혁신의 길목엔 여전히 옅은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스테이블코인 기반 지급은 BVNK 등 결제 서비스 업체에서 기존 해외송금 대비 결코 낮지 않은 약 2%의 수수료와 추가 네트워크 비용이 부과되고 있다. 이는 와이즈, 레볼루트 등 기존 핀테크 기업의 저렴함에 익숙한 사용자에게는 높은 진입장벽으로 여겨진다. 다양한 블록체인 플랫폼들이 수수료 절감과 사용자 경험 개선에 매진하고 있지만, 비용의 벽은 여전히 대중화의 속도를 더디게 한다.
그럼에도 금융 혁명은 멈추지 않는다. 폴리곤, 트론 등 여러 생태계로 확장된 스테이블코인 기반 계약자 급여 지급 서비스가 등장하고, 레볼루트가 USDT 등의 입출금 기능을 지원하며 전통 금융과 디지털 자산의 경계를 허문다. 이는 실사용 확대와 제도권 금융 편입이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새로운 지형이 형성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정책의 변화 또한 예고되고 있다. 미국 의회에 제출된 ‘GENIUS 법안’처럼 스테이블코인 발행자의 이자 지급을 금지하려는 움직임이 있지만, 투명한 네트워크 환경에서는 이용자들이 언제든 토큰화된 머니마켓펀드(MMF)로 자유롭게 오갈 수 있다. 이때 스테이블코인은 당좌예금, 토큰화된 MMF는 저축예금에 비견될 수 있으며, 즉각적인 전환이 실현될 경우 은행과 예금의 전통적 관계는 전례 없는 재편을 맞게 된다.
스테이블코인은 아직 완성된 장이 아니다. 인프라와 수수료, 법·제도의 조화라는 남은 과제를 넘어서야 한다. 그러나 서클과 소셜 캐피털, 그리고 많은 혁신가들은 이미 미래의 지평선을 바라보며, 블록체인 기반 화폐가 인류의 경제적 일상에 녹아드는 ‘혁신의 순간’으로 자리매김할 것을 조용히 확신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그 파동은 이제 막 시작일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