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숙 10주기, 가슴에 남은 이별”…임채무, 사랑과 슬픔의 시간→진솔 고백 눈물
따사로운 목소리로 세대를 아우르던 박인숙이 세상을 떠난 지도 어느덧 10년이 흘렀다. 애니메이션과 라디오 드라마를 가득 채웠던 박인숙의 음성은 여전히 많은 이들의 가슴에 남아 있다. 배우 임채무의 전처로 잘 알려진 고인은 시한부 판정을 받고 췌장암과 힘겹게 싸우다 짧지만 깊은 여운만을 남긴 채 우리 곁을 떠났다.
1956년생인 박인숙은 1976년 MBC 성우극회에 입회하며 목소리로 생을 아름답게 채워왔다. '배너의 모험', '시골소녀 폴리아나', '목장의 소녀 캐트리', '알프스의 메아리 : 사운드 오브 뮤직', '장독대' 등 다채로운 작품의 주역이었고, 라디오 드라마 '그림자', '꽃님이네 집', '달맞이 꽃' 등에서도 깊은 감정선을 남겼다. 그 목소리는 시청자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과 따뜻한 위로를 선사했다.

임채무는 박인숙과 1978년 결혼해 1남 1녀의 가족을 이뤘지만, 아내와의 갑작스러운 이별 앞에서 쉽게 아물지 않는 슬픔을 시청자들과 공유해왔다. 그는 "아내를 6개월 전 좋은 곳으로 보냈다"는 고백과 함께, 박인숙이 마지막까지 자신의 아픔을 감추고 싶어 했던 강인함을 떠올렸다. 아직 세상에 미처 들려주지 못한 노래 '천생연분'을 기획만 하던 중 아내가 떠난 사연은 더 큰 아쉬움을 남긴다.
방송에서 임채무는 병원에서 들었던 잊히지 않는 대화도 밝혔다. "아내가 시한부 선고를 받은 뒤, 주치의가 ‘부부 생활이 좋았는지’ 물으셨다. 그때는 웃으며 지나쳤지만, 다시 혼자가 된 후에는 내가 건강하고 행복해야 세상도 건강하다는 걸 깨달았다"며 자기 안의 아픔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는 현재 김소연 씨와 새로운 시작을 택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 그 결정이 힘겹지만 필요한 시간이었음을 담담히 말했다.
고인의 10주기는 시간이 흘러도 아물지 않은 상실을 되새기며, 한편으로는 남겨진 이들의 지난 사랑과 깊이 있는 성찰을 조용히 안겨준다. 임채무가 SBS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전한 박인숙과의 가슴 아픈 인연은 시청자들의 마음에도 오랜 울림을 남겼다.
개성 있는 목소리와 뜨거운 삶의 흔적을 남긴 박인숙의 이야기는 세월이 지나도 이별의 의미와 사랑의 가치를 되짚게 한다. 임채무의 진솔한 회상과 삶에 대한 고백은 또 다른 치유의 메시지로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