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금값 1.91달러 상승”…이란 휴전 의사에 국내 금시세 0.6% 하락, 투자심리 변화 뚜렷
이란이 미국과 이스라엘을 향해 휴전과 핵협상 복귀 의사를 표명한 6월 17일, 글로벌 금시장은 특유의 예민한 반응을 드러냈다. 지정학적 위기 국면에서 늘 ‘안전자산’으로 주목 받아 온 금값은 이번에는 다소 상반된 수치로 시장의 흐름을 반영했다.
같은 날 오전 9시, 삼성금거래소가 발표한 국제 금시세는 1돈당 557,304원, 전일 대비 2,602원(1.91달러) 올랐다. 이는 휴전 기대가 확전 우려를 누그러뜨린 결과로 해석되지만, 국제 통화와 환율 변동 등 미세한 경제적 파고 역시 실시간 반영됐다.

그러나 국내 금값은 국제시장과는 달리 움직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금 1돈의 가격은 557,775원으로, 하루 만에 3,638원(0.6%) 하락했다. 투자자들은 단기 불확실성 완화 기대에 따라 차익 실현 매도를 선택하는 흐름으로 선회한 것이다.
이같은 온도차는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감이 전면전 쪽에서 외교적 대화 국면으로 일시 선회하면서, 안전자산 선호보다는 이익 실현이 우선된 결과로 풀이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란이 미국과 이스라엘에 ‘무력 충돌 중단’과 ‘핵 협상 복귀’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보도한 직후, 금시장 역시 불안을 일시 접고 평정심을 되찾은 모습이다.
이란은 아랍 국가의 중재를 통로로 삼아 미국에 “이스라엘이 군사작전에 나서지 않으면 협상 테이블로 돌아가겠다”고 신호를 보냈고, 이집트 등 20개국 외무장관도 공동성명을 통해 “유엔 헌장 위반”을 비판하며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로이터 통신 역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등을 거론하며, 중동 국가들의 적극 중재 움직임을 전했다.
금시장의 움직임 뒤에는 실무적 변수도 놓여 있다. 최근 1년간 국내 금값은 최저가 대비 70.2%나 뛰었고, 환율 역시 1,360원으로 소폭 오른 상태였다. 이 와중에 국내 금값은 전주 평균보다 3,413원, 최근 30일 평균보다 4,491원씩 낮아진 채 거래된 셈이다. 이른바 지정학적 불확실성 해소 신호에 투자심리가 한 템포 낮아지며, 일제히 차익 실현에 나선 배경이기도 하다.
국제 금값이 소폭 오름세를 최근하며, 시장은 여전히 불안 요소를 완전히 걷어내지 못한 듯하다. 그러나 당장의 국지적 충돌 대신 외교적 협의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면서, 국내 금시세는 전일 대비 의미 있는 하락세로 전환됐다.
많은 전문가들은 금시장 특유의 변동성이 지정학적 뉴스에 더욱 예민하게 반응하는 점에 주목했다. 외교적 메시지 하나에도 시세가 실시간으로 변화하면서, 투자자들에게는 단기적 스타카토보다는 중장기 흐름과 이벤트의 연계 분석, 나아가 미국의 추가 대응, 달러와 유가의 움직임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하는 신중한 전략이 요구된다.
이번 이란발 휴전 시그널은 시장 심리의 숨은 결을 비추는 방울처럼, 금값의 변동성 속에 투자자와 소비자, 기업 모두 긴 호흡으로 세계정세를 관망할 필요성을 일깨웠다. 앞으로 전개될 중동 외교와 환율, 원자재 시장 움직임까지 다양한 변수에 귀 기울일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