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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유예 신호탄”…뉴욕증시 기술주 급등→금리·안전자산 변동성 촉발
국제

“트럼프 관세 유예 신호탄”…뉴욕증시 기술주 급등→금리·안전자산 변동성 촉발

이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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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들이 가득한 뉴욕의 밤, 월가의 화려한 불빛은 한껏 높아진 투자자의 기대를 반사하고 있었다. 27일, 현충일 휴장을 끝내고 문을 연 뉴욕증시는 잠시 세웠던 숨을 깊이 들이쉬며 힘찬 도약을 맞았다. 시장을 흔들던 불확실성의 안개가 걷힌 곳엔 미국과 유럽 사이 담대하게 놓은 '관세 유예'라는 다리가 앞을 밝혀주었다.

 

이날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740.58포인트 치솟아 42,343.65로, 스탠더드앤드푸어스 500지수는 118.72포인트 오른 5,921.54로, 그리고 나스닥 종합지수는 2.47퍼센트 상승해 19,199.16에 각각 마감하며 투자 심리의 회복을 숫자로 증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려로 가득 찼던 유럽연합산 제품에 50퍼센트 관세 부과를 한달 남짓 뒤로 미룬다는 선택, 이 소식은 시장에 신속히 전해졌다. 미국과 EU 간, 악화일로로 치닫던 무역 전선에 잠시 평화가 찾아온 것이다.

뉴욕증시, EU 관세 유예에 강세…나스닥 2.5% 상승 마감
뉴욕증시, EU 관세 유예에 강세…나스닥 2.5% 상승 마감

시장엔 이보다 더 명료한 관측 신호도 존재했다. 콘퍼런스보드가 발표한 5월 소비자신뢰지수가 98.0으로 4월보다 12포인트 넘게 상승해 투자자들은 숨겨진 불안을 잠시 잊었다. 단지 숫자만이 아닐 터, 미국과 중국 간 관세전쟁 완화의 여운이 숫자 뒤에 깊이 드리워져 있었다.

 

의미 있는 상승을 보인 것은 지수뿐 아니라 종목별 흐름도 뜻밖의 변주를 연주한다. 일론 머스크가 정치 무대에서의 거리두기를 선언한 테슬라는 6.9퍼센트 뛰었고, 엔비디아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알파벳, 메타까지 초대형 IT주 대열에선 2~3퍼센트대 오름세가 이어졌다. 투자자들은 혁신과 기술에 희망을 걸며 다시금 신뢰의 주문을 외웠다.

 

그러나 안도의 한숨이 시장 전역에 스며든 건 아니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4.45퍼센트로, 이틀 전보다 0.06퍼센트 떨어지며 위험 선호 심리의 부활을 암시했다. 30년물 역시 4.95퍼센트로 내려서며 안전자산 금리의 새로운 변곡점을 예고한 듯했다. 금값 또한 1.9퍼센트 떨어진 온스당 3,300.40달러, 시장은 한동안 '불안'에서 '기대'로 환승하는 길목 어귀였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EU가 손을 맞잡으며 시장의 민감한 신경줄을 느슨하게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무역 전선의 흔들림은 언제라도 다시 긴장감으로 돌아올 수 있다. 앞으로 남은 관건은 미중과 미-EU 간 협상의 실질적 진전 여부, 그리고 경제지표와 미국 국채금리 변동이라는 또 다른 이정표들이다.

 

국제사회는 관세 유예 소식에 일제히 안도하면서도, 세계 경제 조건이 언제라도 예기치 못한 파문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기억했다. 투심의 온도, 외교의 밀도, 경제의 결말 모두가 아직 이른 새벽 안개 속에 서 있다.

이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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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뉴욕증시#eu관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