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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이치모터스 통화파일 수백개 확보”…김건희, 육성 정황 녹취 등장→정가 충격
정치

“도이치모터스 통화파일 수백개 확보”…김건희, 육성 정황 녹취 등장→정가 충격

오예린 기자
입력

깊은 밤 검찰청의 네온빛 아래, 한국 정치의 심장에 또 하나의 파문이 번졌다.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재수사와 관련해, 시세조종 인식 정황이 담긴 육성 통화녹취파일이 수백 개나 확보됐다는 사실이 법조계를 뒤흔들었다. 서울고등검찰청 재수사팀이 지난 4월부터 재수사에 착수해 미래에셋증권 압수수색 과정에서 발견한 이 녹음파일들에는, 김건희 여사가 블랙펄인베스트 측에 자신의 계좌를 맡기며 수익 분배 조건을 직접 언급하는 등 민감한 대화 내용이 담겨 있다.

 

시계는 2010년대 초반을 가리킨다. 2차 작전 시즌, 김건희 여사와 계좌 담당 증권사 직원의 대화에는 “그쪽에서 주가를 관리한다”는 언질부터, 주가조작 혐의를 전제로 한 인물 언급, 수익금 분배 방식에 대한 이견까지 적나라하게 녹아 있다. 이 중 몇몇 대화는 블랙펄인베스트 사무실에서 확보된 ‘김건희 엑스파일’과까지 교차 검증돼, 계좌 내역과 자금 흐름의 실체에 한층 더 무게를 실었다.

6월 3일 제21대 대통령 선거일, 서울 서초구 원명초등학교 투표소에서 줄을 서 있는 김건희 여사 / 연합뉴스
6월 3일 제21대 대통령 선거일, 서울 서초구 원명초등학교 투표소에서 줄을 서 있는 김건희 여사 / 연합뉴스

블랙펄인베스트는 대법원에서 유죄가 선고된 이종호 씨가 이끌었던, 도이치모터스 2차 주가조작의 ‘컨트롤 타워’로 지목되는 곳이다. 김건희 여사와의 통화에서 이곳 계좌로 자금을 맡기며 40퍼센트 수익 약속까지 직설적으로 밝히는 목소리는, 과거 서울중앙지검 수사 당시 확보됐던 ‘7초 매매’ 문자만으로는 입증되지 않던 ‘범행 인식’ 여부를 보여주는 새로운 차원의 물증으로 법조계의 시선을 끌고 있다.

 

정치권과 법조계에서는 직접 증거 확보가 처음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향후 김건희 여사의 법적·정치적 운신폭에 대한 예측이 무게를 더해가는 분위기다. 검찰은 김건희 여사에게 다음 주 내로 출석을 요구한 상태이며, 그가 입원 중인 서울아산병원에는 별도의 전담수사팀이 따로 출석을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수사팀 관계자는 녹취파일 내용을 정밀 분석 중이라며, 김 여사의 출석 여부와 진술이 이번 재수사의 변곡점이 될 것임을 시사했다.

 

과거 무혐의 처분의 분수령이 됐던 ‘7초 매매’ 문자에 비해, 이번에는 명확한 육성 녹취물까지 확보됐다는 점에서 법리 판단이 새로운 지점에 들어설 가능성이 거론된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의 ‘마지막 퍼즐’로 남아온 김건희 여사 입장에, 조만간 재수사의 주요 전환점이 도래할 전망이다. 정치권에서는 검찰의 향후 조치와 여론의 흐름이 정국의 미묘한 균형에 큰 변수가 될 것으로 지적한다.

 

서울고검은 향후 김건희 여사 조사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기소 여부와 추가 증거 확보에 나설 방침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그가 재수사 과정에서 어떤 입장 표명을 내놓을지, 그리고 검사 출신 대통령의 가족을 둘러싼 이 파장이 어떤 후폭풍을 낳을지 국민적 주목이 이어지고 있다.

오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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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도이치모터스#서울고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