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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프한 협상가 평가 받은 것, 가문의 영광”…김정관, 트럼프 발언에 소회

신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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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터프한 협상가’ 평가를 받은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3일 서울 용산구 하얏트 서울 호텔에서 소회를 밝혔다. 한국중견기업연합회가 주최한 중견기업 CEO 오찬 강연에서 김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을 ‘가문의 영광’이라며 특유의 유머와 함께 협상 뒷이야기를 공유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10월 29일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아펙) CEO 서밋에 참석해 “내 사람들은 김정관 장관이 매우 터프하다고 말했다”고 발언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좀 더 덜 유능한 인물이 나왔으면 했으나 한국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며 김 장관을 ‘정관 킴’이라고 명확히 지칭해 이목을 모았다.

이날 최진식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 국가 각료에 대해 ‘매우 터프한 협상가’라고 직접 언급한 사례는 드물다”며 김 장관의 노고를 높이 평가했다.

 

김 장관은 발표에서 한미 관세 협상 과정에서 미국의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과 30차례 이상 대면 및 화상 회의를 거쳤다고 말했다. 그는 “러트닉 장관은 월가 출신으로 실제로 매우 터프한 기질을 가졌다”며, “체격도 크고 목소리 톤도 높아 실제로 겁이 났다”고 털어놨다. 이처럼 쉽지 않은 협상 상황 속에서 김 장관은 마음을 다잡기 위해 매번 영화 ‘역린’에 나오는 중용 23장 문구를 되새겼다고 밝혔다.

 

화면을 통해 다시 읽힌 구절에는 ‘작은 일도 무시하지 않고 정성을 다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김 장관은 “상대가 소리를 질러도, 내가 할 수 있는 건 정성으로 대응하는 것뿐이었다. 정성을 다하면 결국 상대도 변한다는 믿음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장관은 “지난 8월 기자간담회에서도 같은 문장을 인용했는데, 협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기에 오늘 이 자리에서 다시 말할 수 있다”며 한미 관세 협상 결과에 대한 자부심도 드러냈다.

 

이날 김 장관은 ‘제조업 인공지능(AI) 전환’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산업통상부 수장으로서 향후 AI와 기업 혁신 지원에도 집중할 뜻을 밝혔다. 그는 “15세기 대항해 시대처럼 지금은 AI가 새로운 기술과 시장의 나침반”이라며 “작은 것 하나에도 최선을 다해 기업들과 함께 산업 변화를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은 김 장관의 강연을 두고 실무 중심 통상외교의 실증적 성과라는 분석과 함께, AI 산업 전환에 대한 정부 의지를 재확인한 계기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산업부는 앞으로 한미 통상 협력성과를 기업 정책에 접목하고, AI 등 미래 신산업 분야 지원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신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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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관#트럼프#러트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