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온 도시가 뜨겁게 달아오른다”…합천 주 후반 ‘폭염 절정’에 일상도 바뀐다
라이프

“온 도시가 뜨겁게 달아오른다”…합천 주 후반 ‘폭염 절정’에 일상도 바뀐다

서윤아 기자
입력

올여름 합천 사람들 사이에선 "밖에 나가기 두렵다"는 말이 자주 들린다. 장맛비가 스며든 이틀을 지나자, 곧바로 고온 건조한 폭염이 도심 위로 내리꽂힐 전망이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잠깐 더위라고 넘겼지만, 올해는 기상정보에 따라 생활 리듬을 달리 짜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12일 합천은 하루 종일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비가 그치고 나면, 열기는 쉬이 가시지 않는다. 13일부터 기온은 30도 넘게 치솟고, 주 후반인 14일부터는 한낮 35도, 36도까지 올라 폭염이 절정에 이른다. 강수 확률도 바닥을 찍으면서, 야외에선 타는 듯한 햇볕과 건조함이 동시에 엄습하는 것이다.

출처: 아큐웨더
출처: 아큐웨더

실제로 기자가 합천 시내 카페·공원·상점 등을 둘러본 결과, "낮에는 에어컨 밑이 가장 안전하다"거나 "아침 저녁으로만 잠깐씩 산책한다"는 반응이 많았다. 합천에 오랜만에 방문한 직장인 이정은 씨는 "집이 이렇게 시원하게 느껴진 적이 처음"이라며, 뜨거운 낮시간을 피하는 새로운 일상을 공유했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한국기상청 통계에 따르면, 작년 한여름 대비 폭염특보 발령 건수가 전국적으로 늘었고, 온열질환자 역시 증가세다. 합천 지역 주민센터에서도 무더위 쉼터 이용 문의가 급증해, 평소보다 인근 실내 편의시설의 오후 시간대 이용률이 늘어나는 추세다.

 

기후심리 전문가 이주영 씨는 "장기간 이어지는 폭염은 신체 건강뿐 아니라 감정적 피로까지 쌓이게 한다"며 "냉방 및 수분 보충, 외출 자제 같은 단순한 원칙만 잘 지켜도 여름을 훨씬 덜 지치게 통과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집 밖에선 옷이 금세 땀에 젖는다", "양산과 아이스팩은 필수템" 등 여름 극복 소품 노하우가 오간다. 집콕 챌린지, 홈쿨링 레시피, 나만의 무더위 탈출법을 공유하는 인증글로 하루가 시작된다.

 

사소해 보여도 이런 생활 변화는, 기후 위기의 현실을 체감하는 요즘 우리 모습과도 닮아 있다. 합천의 뜨거운 일주일이 남긴 질문은 단순하다. 나와 우리, 그리고 동네의 여름을 어떻게 견뎌낼 것인지.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서윤아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합천#폭염#여름날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