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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려움 근본 원인 표적”…두필루맙, 결절성 양진 새 치료길 열었다
IT/바이오

“가려움 근본 원인 표적”…두필루맙, 결절성 양진 새 치료길 열었다

전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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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절성 양진 치료에 혁신적 변곡점이 찾아왔다. 기존 치료법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생물학적 제제 ‘두필루맙’이 국내 적응증을 얻으며, 극심한 가려움으로 일상이 붕괴되는 환자들에게 첫 실질적 치료 환경이 열렸다. 그러나 약물 급여 적용이 제한돼, 치료 접근성 확대에는 제도 개선이 선결 과제로 부상했다. 업계는 이번 변화를 ‘만성 피부질환 치료의 본질적 전환점’으로 보고 있다.

 

결절성 양진은 피부 곳곳에 수십~수백 개의 단단한 결절이 돋아나며, 참을 수 없는 가려움증이 수개월~수년에 걸쳐 반복되는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이다. 환자의 80% 이상이 6개월, 절반 이상이 2년 이상 가려움에 시달리며, 수면장애·우울증 등 심각한 삶의 질 저하로 이어진다. 실제 가려움증 수치(pruritus NRS)는 아토피피부염보다도 높게 나타난다. 그간 치료는 국소 스테로이드, 면역억제제 등이 대부분이었는데, 이전 치료 만족률은 60%에 못 미쳤고, 73%는 스테로이드 효과도 제한적이었다.

두필루맙은 기존과 달리 제2형 염증 반응을 근본적으로 조절한다. 이 치료제는 인터루킨-4, 인터루킨-13 등 가려움에 결정적 역할을 하는 물질을 표적해, 피부 장벽 악화 및 과도한 신경 자극을 차단한다. 실제 임상에서 두필루맙은 투여 3주차부터 환자의 가려움 정도를 눈에 띄게 낮췄다. 결절 수 역시 4주차부터 빠르게 줄었고, 12주차에는 대조군 대비 2.5배 이상의 개선 효과를 보여줬다. 피부 삶의 질 척도(DLQI)도 큰 폭으로 향상됐다.

 

특히 이번 기술은 기존 증상 완화 중심의 치료 한계를 뛰어넘어, 가려움의 원인을 직접 차단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미국, 유럽 등에서도 해당 계열 생물학적 제제의 개발·허가가 가속화되고 있는 만큼, 글로벌 만성 피부질환 치료 시장 판도 변동도 기대된다.

 

다만 국내 환자들의 실질적 치료 접근성에는 제도적 장벽이 남아 있다. 두필루맙은 최초이자 유일하게 결절성 양진 적응증을 받은 치료제이나 아직 보험급여가 적용되지 않아 많은 환자들은 비용 부담에 가로막히는 실정이다. 의료계에서는 타국 주요 사례처럼 조속한 급여 전환과 치료지침 마련을 요청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만성 가려움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두필루맙의 등장은 분명한 전환점”이라면서도, “혁신 치료제의 효과가 단순 기술 성과에 머물지 않고 당사자 중심의 의료로 연결되기 위해선 제도적 지원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이 실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전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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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필루맙#결절성양진#보험급여